원ㆍ달러 환율 하락이 수입물가를 안정시키는 데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증거로 지난달 수입물가 상승률이 전월 대비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전년동기 대비로도 최근 6개월 동안의 두자릿수 상승률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중 수출입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109.37(200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8.2% 오르는 데 그쳤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지난 5월부터 매달 두자릿수의 증가율을 나타내던 것에 비하면 오름세가 한풀 꺾인 셈이다.
전월 대비 증가율은 -4.9%를 나타내 98년 12월 -7.1% 이후 6년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수입물가 상승세가 이처럼 둔화된 것은 국제유가 하락 요인도 작용했으나 환율이 11월 한달간 미화 1달러당 70원 이상 폭락한 것이 주요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실제로 환율변동효과를 제거한 계약통화기준(외화표시 수입가격)으로는 수입물가가 전월 대비 0.8% 하락하는 데 그쳤다. 품목별로는 10월까지 20%대의 폭등세를 보이던 원자재가 지난해 동월 대비 10.8%, 소비재는 3.0% 오르는 데 그쳤으며 자본재는 5.7% 하락했다.
그러나 12월 중 환율하락폭이 상대적으로 둔화되고 유가가 다시 오름세를 탈 경우 수입물가는 다시 급등할 여지가 아직 남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수출물가 역시 석달째 계속된 두자릿수 상승행진을 멈추고 11월 중에는 지난해 동월 대비 5.1% 상승하는 데 그쳤으며 전월 대비로는 4.6% 하락했다. 환율효과가 제거된 계약통화기준 수출물가는 전월 대비 0.3%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