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4년 만에 새 앨범 낸 임동혁

반항아 티 벗고 한층 성숙… 진중한 바흐 연주 선보여


4년 만에 새 앨범 낸 임동혁 반항아 티 벗고 한층 성숙… 진중한 바흐 연주 선보여 강동효 기자 kdhyo@sed.co.kr 4년 만에 새 앨범을 낸 피아니스트 임동혁(24ㆍ사진)은 확실히 성숙해졌다. 노란 염색 머리는 짧고 단정한 검은 머리로 바뀌어 있었고, 거침없이 내뱉던 말도 한결 부드러워졌다. 2003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심사위원의 판정에 불복하며 3위 수상을 거부한 이후 굳혀진 반항아의 이미지는 많이 변해 있었다. 그 스스로도 “그때보다 많이 자란 것 같다”고 말한다. 성숙된 모습은 음반에 그대로 반영됐다. 낭만적인 쇼팽 연주로 극찬을 받았던 그가 의외로 진중한 바흐를 선택했다. “친구 집에서 우연히 글렌 굴드가 1981년 녹음한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들었는데 에베레스트 산처럼 높아 보였어요. 질투도 나고 한번 해보고 싶다는 의욕도 들어서 골랐어요.” 악보 해석에만 1년이 걸렸다. 청중들의 반응도 궁금했다. 지난 1월부터 전국 13개 도시에서 연주회를 가진 뒤 현장에서의 느낌과 반응을 반영했다. 그렇게 탄생한 게 이번 앨범이다. 4월 영국 런던에서 녹음을 마쳤고 지난 5일 한국에서 발매됐다. 1주일 만에 4,000여 장이 팔렸고 반응도 좋다. 임동혁의 색깔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골드베르크 변주곡과 함께 담은 ‘샤콘느’에는 낭만적 색채가 그윽했다. 부조니의 편곡 덕분에 바흐의 작품 가운데 가장 낭만적이라는 평을 받는 이 곡에는 싱그러움과 편안함이 묻어 나온다. 임동혁에게는 늘 마르타 아르헤리치가 따라 붙는다. 임동혁이 2000년 부조니 콩쿠르에서 5위를 차지하자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아르헤리치가 부당성을 지적하며 자진사퇴한 뒤 그를 후원했다는 유명한 일화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이 일화가 사실이 아니라고 말한다. “아르헤리치는 당시 심사위원이 아니었어요. 아르헤리치가 임동혁처럼 연주했다면 이런 결과가 안 나왔을 것이라며 인종차별을 지적한 이탈리아 지역 신문 기사가 한국에 와전된거죠.” 1999년 참가한 이탈리아의 한 콩쿠르로 인해 마르헤리치와 인연을 맺었고, 이후 일본 벳부 아르헤리치 페스티벌에 초청돼 공개석상에서 후원 관계를 표시했다는 것. 쇼팽의 경쾌함을 닮은 임동혁은 스스로 슈베르트가 가장 어울린다고 말한다. 그를 포함해 리처드 용재 오닐(비올라) 등이 모여 만든 청년 실내악단 ‘앙상블 디토’가 28일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슈베르트의 ‘숭어’를 연주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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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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