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리빙 앤 조이] 김치, 사드세요? 김장 직접해요!



[리빙 앤 조이] 김치, 사드세요? 김장 직접해요! 우현석기자 hnskwoo@sed.co.kr 맹준호기자 next@sed.co.kr 관련기사 • [리빙 앤 조이] "김치 직접 담가 보세요" • [리빙 앤 조이] "김치찌개 맛은 불 세기가 좌우" • [리빙 앤 조이] 역촌동 유예순 김치 『 김장을 담그는 날, 절인 배추와 빨갛게 버무린 김칫속을 보고, 장차 이 녀석들에게서 날 매콤새콤 아삭아삭한 김치 맛을 상상해 본다. 생각만으로도 입안에 군침이 가득 고인다. 예부터 김장 김치는 해마다 겨울에서 봄까지 아삭한 맛으로 한국 사람의 입맛을 돋웠다. 김장 김치가 남아도 걱정할 건 없다. 김치찌개나 김칫국을 만들어 먹고, 그래도 남으면 푹 삭은 묵은지를 만들어 먹었다. 여러모로 귀한 반찬이 바로 김장 김치다. 김장철이다. 찬 바람이 불고 푸성귀가 더 이상 자라지 않는 이 때 겨울 내내 먹을 반찬을 준비하는 계절이다. 겨울반찬이 사실상 김치밖에 없던 시절부터 김장철에 준비한 김치는 우리 식탁의 주인이었고 김치가 세계화 된 지금도 역시 반찬의 으뜸이다. 김장 김치라면 땅에 묻은 독에서 꺼낸 살얼음 낀 것의 맛을 최고로 친다. 여기에는 한 곳에 터를 잡고 살던 농경민족의 생활 과학이 담겨 있다. 야채를 양념에 버무려 땅에 묻고, 저온에서 숙성ㆍ발효시켜 언제든 꺼내 먹을 수 있는 반찬으로 만든 게 김장 김치인데, 이것은 겨우내 염분을 비롯해 비타민 아미노산 등 영양소도 훌륭하게 공급했다. 그렇지만 요즘의 도시생활에서는 더 이상 김장독에서 꺼낸 김치 맛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김치냉장고라는 기계가 나와 김치를 알맞게 숙성시켜 오랫동안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요즘은 사 먹을 수 있는 김치가 흔해져 김장을 담그지 않는 가정이 꽤 많다. 김치의 세계화와 더불어 기업들이 만들어 파는 김치의 맛이 꽤나 훌륭해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간장과 된장, 고추장이 어느새 공산품처럼 인식되고 있는 데 이어 김치까지도 밖에서 사다 먹는 음식처럼 변해가고 있다고 생각하면 왠지 아쉬운 일이다. 김장을 담그는 데는 겨울 반찬을 마련해 갈무리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대대로 이어진 집안 고유의 손 맛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후손에게 이어가는 것도 우리의 소중한 민족 정서다. 함께 담근 김치를 겨우내 나눠 먹으며 가족, 이웃과 정을 나누는 것도 김장의 미덕이다. 이번 주 리빙앤조이는 김장과 김치시장에 대해 전문가를 찾아 얘기를 듣고, 맛있는 김장을 담그는 요령에 대해서도 알아봤다. 올해는 추위가 늦게 찾아와 김장철도 함께 늦어져 요즘이야말로 김장을 담그기 딱 좋은 때다. 』 ● 올 김치시장 2조, 소비는 감소 추세 중국산 수입 물량 3,000억원 이상…기생충알 파동에도 작년 보다 100% 증가 70%이상 집에서 담가 먹지만 포장김치는 서울식으로 입맛 단일화 김치의 원산지인 우리나라에서 한 해 동안 소비되는 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국내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는 두산식품BG(12월 이후 대상FNF로 사명 전환)에 따르면 식품업체 생산 물량, 가정에서 담궈 먹는 김치 및 수입 김치를 포함할 경우 올 김치시장의 규모는 총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제조 주체별로 분류해 보면 식당, 단체급식 업체에서 생산하는 김치가 7,000억원, 할인점이나 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포장김치가 2,500억원에 달하고, 나머지 1조2,000억원은 일반 가정에서 담궈 먹는 김치가 차지하고 있다. 가정에서 담궈 먹는 김치의 경우 판매되는 배추와 양념의 물량을 근거로 추정한 것이다. ■입지 줄어드는 한국산 김치 이를 다시 원산지별로 분류해 보면 중국산 수입 김치의 판매액은 3,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단체급식과 식당 등에서 소비하는 속칭 ‘업무용 김치’판매량 6,000억원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하지만 이 수치는 국내에서는 도저히 원가를 맞출 수 없는 저렴한 중국산 김치의 판매량만을 합산한 것으로, 싼 값에 수입해 비싼 값에 되파는 ‘무늬만 국산 김치’의 물량은 추정할 길이 없다. 중국산 김치의 소비는 회충알 검출 파문 이후에도 꾸준히 늘어 지난해 1~10월까지 9만4,738톤에 이르던 것이 올해는 같은 기간 14만4,641톤을 기록, 50%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회충알 파문에도 중국산 김치의 소비가 영향을 받지 않고 있는 것은 요식업소, 단체급식 업체들이 저렴한 김치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회충알 검출 파문이 일었던 지난해 10월에도 중국산 김치는 불과 20일간 만 소비가 줄었을 뿐 20일이 지나자 다시 소비가 늘어났다. 이 같은 통계는 ‘결국 회충알 김치 파동은 국내 유통업자 혹은 요식업소들의 원가경쟁이 불러 일으킨 결과’임을 입증한다. 한편 관련 업계에서는 김치를 집에서 담궈 먹는 비율이 70%에 달해, 상품화된 포장 김치의 소비 비율은 30%안팎인 것으로 보고 있다. 포장 김치의 경우 계절적으로는 여름이 가장 성수기인데 여름에는 배추나 채소 값이 비싸, 담궈 먹는 비용이 사먹는 것 보다 비싸게 먹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현행 10% 부과되는 김치류의 부가가치세를 철폐해줄 것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문성준 ㈜두산식품BG 차장은 “한국의 대표 식품인 김치를 세계화 시키기 위해서라도 특별법을 제정, 현행 10%가 부과되는 부가가치세를 철폐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며“이렇게 되면 중국산 김치와의 경쟁력이 강화돼 수출이 확대되고, 소비자 가격도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치의 소비량은 해마다 줄고 있다. 1인당 김치 소비량은 지난 2003년 27.4㎏ 2004년 27㎏로 줄어든데 이어, 2005년 26.7㎏, 2006년 24.9㎏로 감소했다. 이는 패스트푸드 등 대체식의 소비가 늘어나는데다, 웰빙 열풍에 따라 자극성 있는 음식을 피하는 트렌드가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또 김치찌개, 김치볶음밥 등 관련 메뉴의 소비도 줄고, 맞벌이 부부의 증가 등에 따라 가정소비량 마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이 같은 소비 감소 추세에도 중국산 김치는 이미 국내에서 뿌리를 내렸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관세청 통계를 분석한 결과 배추 값이 평년 수준을 크게 밑돌았던 지난달 1∼28일 김치 수입량은 9,411톤으로 지난해 10월 한달간의 수입량 5,211톤에 비해 80.6%나 신장했다. 이에 따라 올들어 수입된 중국산 김치는 5만7,000톤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수입량 2만8,707톤의 2배에 육박하고 있다. ■서울김치 맛이 기준 전문가들은 김치 맛을 내는 결정적 요소로 배추, 젓갈, 고추가루 세가지를 꼽는다. 김정희 풀무원 김치연구팀장은 “젓갈의 단백질은 감칠 맛을 내 조미료 역할을 하고, 고추가루는 김치의 텁텁하고 개운한 맛을 결정한다”며 “때문에 좋은 젓갈과 고추가루는 김치 맛의 키 포인트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김치는 지방에 따라 맛이 제 각각이어서 일반인이 생각하기에 ‘어느 지방의 김치 맛을 표준으로 삼느냐’하는 것도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이에 대해 민승기 풀무원 선임연구원은 “김치는 최근 서울ㆍ경기도 지역의 맛을 기준으로 단일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추세”라며 “남한 김치는 서울, 전라도, 경상도지역의 맛으로 구분되는데 전라도 김치는 맛이 진하고, 경상도 김치는 맵고 짜기 때문에 자연스레 서울지역 김치가 표준이 된데다 각 업체의 연구원 및 기술자들이 직장을 옮기면서 조리법이 뒤섞이며 맛이 비슷해졌다”고 말했다. ● 손쉬운 별미 김치 담그는 법 주물럭 주물럭 남자도 'OK' 김장 김치를 맛있게 담그는 핵심은 대략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 좋은 배추와 무를 고르고, 알맞게 절여야 하며, 잘 익혀야 한다. 양념을 어떻게 하고 젓갈 등 부재료를 어떻게 쓰느냐는 집안마다 다른데, 이 부분에서 흔히 말하는 ‘손맛’이 나온다. 김장 김치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배추김치의 경우, 좋은 배추를 골랐다고 가정하면 얼마나 절이느냐가 꽤 중요하다. 굵은 소금을 배추에 직접 뿌려 약 8시간 정도 절이는 게 좋은데, 배추 밑동 쪽을 꺾었을 때 ‘틱’ 소리와 함께 부러지지 않고 알맞게 휘어지면 적당히 절여진 상태다. 다 담근 다음 일반 냉장고에 넣을 때는 상온에서 반나절 익힌 다음 넣고, 김치냉장고에는 곧바로 넣는 것도 맛있게 숙성시키는 요령이다. 요리연구가 우영희 씨와 케이블 TV 채널 올리브네트워크가 제공한 4가지 김치 조리법 을 소개한다. 흔한 배추김치와 알타리 무 김치는 제외하고 쉽게 시도하기 어려운 특색있는 김치 조리법을 소개한다. 우 씨는 “조리법만 있으면 남자들도 충분히 직접 담가먹을 수 있다”고 했다. ■보쌈김치 ▦재료=배추 2포기, 김치국물, 무2개, 미나리1/2단, 배 1개, 다진마늘 3큰술, 다진생강 2/3큰술, 쪽파50g, 대파1대, 갓 1/2단, 석이버섯 2큰술, 표고 3장, 굴1컵, 낙지 중간 크기 2마리, 밤 10개, 잣 3큰술, 실고추, 새우젓 1컵, 고춧가루1컵, 설탕 2큰술. ▦만드는법 =배추를 5시간 절여 2~3차례 헹궈 물을 뺀 후 3㎝길이로 썰어 준비한다. =무는 가로 2.5㎝ 세로 3㎝ 길이로 썰어 배추 절인 물에 살짝 절여 헹군 뒤 물기를 뺀다.나머지 재료들도 모두 3㎝ 길이로 썰어 준비한다. =김치국물에 물 1리터, 소금 3큰술, 설탕 2큰술, 액젓 2큰술을 넣고 끓인 뒤 식혀 놓는다. =새우젓과 고춧가루를 먼저 섞고 나중에 실고추를 넣어 버무린 뒤 나머지 재료를 모두 넣고 버무린다. =보시기를 준비해 배춧잎 2장을 마주보게 한 후 배추 썰어 놓은 것을 넣고 사이에 소를 채워 넣는다. =잣과 석이버섯 실고추가 위로 올라오게 한 후 동그랗게 감싸 항아리에 담고 김치 국물을 붓고 돌로 눌러 놓는다. =실온에서 완전히 익으면 냉장고에 넣는다. 문어, 전복, 낙지 등 해산물을 넣으면 씹는 맛이 좋고 시원한 맛이 난다. ■열무 물김치 ▦재료=열무 2단, 파 1/2단, 풋고추 5개, 붉은 고추 5개, 다진 마늘 2작은술, 다진 생강 1 작은술, 밀가루 1/2컵, 소금 1/3컵, 물 약간. ▦만드는 법 =열무는 깨끗이 씻어 먹기 좋게 썰어 소금에 살짝 절이고 파는 깨끗이 씻어 5㎝ 길이로 썰어 놓는다. 풋고추와 ?쳄?고추는 어슷하게 썰어 씨를 빼 놓는다. =마늘, 생강은 곱게 갈고, 고춧가루와 물을 조금 넣어 걸쭉하게 섞어 놓는다. =물에 밀가루를 넣어 거품기로 멍울이 없도록 묽게 푼 다음 끓여서 밀가루 풀국을 만들어 식으면 물을 타서 김칫국물을 만든다. =김칫국물에 갈아놓은 마늘, 생강, 고추를 섞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열무, 파, 고추에 소금을 약간 넣고 살며시 버무려 항아리에 담고, 만들어 놓은 김칫국물을 부어서 익힌다. 열무물김치는 조금 싱겁다 싶게 담아야 국물을 맘대로 먹을 수 있다. 양파를 넣으면 빨리 쉬는 것도 방지하고 맛도 시원하다. ■쪽파 넣은 갓김치 ▦재료=갓 2단, 쪽파 1단, 고춧가루 1과 1/2컵, 찹쌀풀2컵, 다진 마늘 5큰술, 다진 생강 1큰술, 설탕 2큰술, 액젓 1/2컵, 새우젓 1/4컵 ▦만드는 법 =갓은 모양대로 소금 1컵과 물 3컵에 2시간 절이고 쪽파도 깨끗이 다듬어 갓과 함께 절인다. =찹쌀풀에 고춧가루와 모든 양념을 넣어 양념을 미리 만들어 준비하고 소금에 절인 쪽파와 갓은 2~3번 헹궈 물기를 뺀다. =양념에 버무린 후 5~6가닥씩 묶어 김치용기에 넣어 저장한다. ■백김치 ▦재료=배추 5포기, 무 1개, 미나리 1단, 쪽파 1/2단, 갓 1단, 대추 10개, 밤 5개, 배 1개, 마늘 10개, 생강 1쪽, 실고추 2큰술, 잣 1/2컵 ▦만드는 법 =배추는 반으로 갈라 굵은 소금 3컵과 물 5ℓ에 8시간 절이고 무는 채 썰어 굵은 소금 2큰술에 재워 놓는다. =미나리, 쪽파, 갓은 4㎝ 길이로 썰어 놓는다. 대추는 씨를 빼 채 썰고 밤도 채 썰어 찬물에 담가 건진다. 배, 마늘, 생각, 실고추는 채 썰어 준비한다. =재료를 모두 섞어 소를 만들어 절인 배추 사이 사이에 꼼꼼히 넣는다. 용기에 담고 윗부분에 우거지를 덮은 뒤 식혀 놓은 김치 국물을 붓는다. 입력시간 : 2006/11/29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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