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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이 도시문화를 바꾼다] <8·끝> 공동주택

'성냥갑' 이미지 벗고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담아내다<br>제주 '솔빛 머금은 남쪽마을' 산·바다 어우러진 친환경 설계…<br>주변 아파트 보다 시세도 높아<br>김포 수기마을 힐스테이트… 가족간 대화·소통 배려 눈길

성남 판교 대림휴먼시아.

김포 수기마을 힐스테이트.

더샵 스타시티.

인간은 유사 이래로 군락을 이뤄 서로 모여서 살아왔다. 추위와 외부의 적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일정한 지역에 공동체를 만들어 편안하고 안전하게 살아온 것이다. 대도시 인구 집중이 심화되면서 아파트와 빌라 등 공동주택이 기존의 단독주택을 대체하고 있지만 그 그간을 이루는 '공동체 정신'은 이 같은 공동주택 건축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개인의 개성과 철학이 어느 정도 깃든 단독주택과 달리 공동주택은 성냥갑과 같은 획일성과 비인간적인 건축이라는 오명을 얻어왔지만 최근 '자연'과 '인간'을 모티브로 한 건축이 활발하게 시도되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공동주택들은 지난 20년간 한국건축문화대상 수상작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주거문화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효율성만 강조하던 것에서 탈피해 자연과 인간의 조화가 공동주택 건축의 최대 화두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자연과의 조화에 예술적 감수성 접목=공동주택은 단독주택과 달리 제한된 여건에서 가장 효과적인 주거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이유로 단순히 건축주의 개성과 취향이 반영된 단독주택과는 출발지점이 다를 수밖에 없다. 성장과 개발이 모든 가치를 대변하는 지난 1970~1980년대에는 공동주택 건립시 자연과의 조화라는 요소가 제대로 반영될 수 없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 공동주택에서 합리적 공간 활용은 자연과의 조화라는 친환경 건축문화에 자리를 양보하게 된다. 한 건축가는 "성냥갑과 같은 아파트로 대변되는 공동주택은 오늘날 사람들에게 크게 어필하지 못할 뿐 아니라 일부에서는 반감마저 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해 건축문화대상에서 공동주거 부문 대상을 수상한 성남판교의 '대림휴먼시아'는 자연주의를 가장 잘 실현한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이곳은 자연녹지에 인접한 좁고 긴 경사진 부지의 환경에서 주변의 자연수립을 단지 내로 적극적으로 유입시킴으로써 단지를 자연친화적인 환경으로 재창조했다. 향후 개발되는 인접 단독주택 단지와의 경관적 조화를 고려해 주동의 높이와 비치계획이 마련됐다. 결과적으로 주변 단지들과 연계하며 호흡하는 경관을 만들어내고 있다. 2006년 건축문화대상에서 공동주거 부문 대상을 받은 '솔빛 머금은 남쪽마을'은 남쪽의 한라산과 북측의 바다를 품에 안도록 주거동을 배치했다. 주변 자연과의 조화에 역점을 둔 결과 소형 아파트 단지임에도 불구하고 인근 아파트보다 놓은 시세를 보이고 있다. 단순히 주변 경관을 살리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더욱 돋보이도록 자연친화적인 설계에 역점을 둔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다시 인간을 생각한다…커뮤니티 전성시대=현대 공동주택의 한 축이 자연주의라면 또 다른 주축은 '인간중심주의'로 요약된다. 주거의 핵심 가치는 '집이란 인간을 더욱 사람답게 만드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2008년 공동주거 부문 대상 수상작인 '김포 수기마을 힐스테이트'는 각 주거공간의 부엌 작업대가 거실을 향하도록 배려했다. 가족 간 좀더 대화를 많이 나누도록 하기 위함이다. 아울러 화장실 앞 확장평면은 헬스공간으로 사용하도록 설계했다. 좁은 공간이지만 아파트가 가족 간의 따듯한 대화의 통로가 될 수 있도록 고려한 것이다. 아파트가 단순히 가족 간의 소통에 그치는 게 아니라 단지 내에 있는 이웃들 간의 커뮤니케이션도 세심하게 배려하고 있는 것도 최근 두드러진 특징이다. 수기마을 힐스테이트의 경우 단지 중앙에 위치한 커뮤니티센터는 피트니스센터ㆍ수영장ㆍ골프장 등 운동시설과 노래방ㆍ연회장 등 여가 생활까지 모두 갖추고 있다. 커뮤니티센터는 2000년대 초만 해도 일부 고급 아파트단지에서만 특화된 시설이지만 지금은 대부분 단지에서 기본 사양이 될 만큼 보편화되고 있다. 2007년 공동주거 부문 대상을 수상한 '더샵스타시티(The # Star City)'는 중앙광장에 공용공간을 두고 담장을 없앰으로써 지역주민들의 유기적인 커뮤니티 시설로 이용할 수 있게 해 눈길을 모은 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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