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변호사 승패소율 공개서비스 파장

최근 한 법률 인터넷사이트에서 제공한 변호사의 승패소율 서비스와 관련해 변호사협회 측에서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로마켓은 지난달부터 자사 사이트에 유료로 변호사들의 사건 수임 건수, 승패소율, 전문성지수 등을 공개해왔다. 이에 대해 서울시변호사협회는 ‘개인정보 등 게시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으며 조만간 본안 소송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부분은 ▦변호사의 승패소율 공개가 개인정보를 공개하는 것인가 ▦승소, 일부 승소, 패소 등 세가지로 돼 있는 단순 분류로 인한 승패소율과 전문성지수가 변호사들의 명예를 훼손했는지 여부다. 변호사들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 승패소율로만 그 변호사의 법률 서비스의 질을 평가하기는 힘들다. 예를 들어 형사사건의 경우 변호사의 노력으로 검사의 구형량보다 낮은 형이 선고된 경우에는 양질의 법률 서비스가 제공됐다고 볼 수 있다. 민사사건 역시 일부 승소했다고 하더라도 내용상으로는 패소와 다름 없는 경우도 많다. 변호사의 수임 건수가 많은 것이 변호 실력보다는 능력 좋은 사무장을 고용해 이룬 성과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용역에 대한 정보 제공이 대세라는 점은 변호사들도 인정해야 할 부분이다. 법률 서비스 역시 시장의 다른 용역과 마찬가지로 수요자들의 평가와 선택에 의해 이뤄진다. 평가와 선택을 도울 수 있는 정보가 되도록 많이 제공될수록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은 더욱 넓어질 것이다. 이점에 있어서는 이 법률 사이트의 서비스 역시 시장의 판단을 받게 될 것이다. 가격에 비해 부실한 정보가 제공됐다면 소비자들이 외면하고 유용한 정보다 싶으면 많은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것은 자연스런 시장의 원리다. 사안에 따라 다르겠지만 변호사 비용은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 때로는 그 이상이 소요되기도 한다. 그러나 변호사가 제공하는 법률 서비스에 대한 정보는 맡겨보기 전에는 알기 힘들다. 변호사들 스스로 단순 승패소율 이상의 정보를 제공해 거액의 비용이 드는 법률 서비스 선택을 쉽게 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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