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동십자각] 벚꽃과 총선

서울 여의도 일대, 특히 국회 주변이 요즘 크게 들썩이고 있다. 지난주부터 시작된 벚꽃놀이 인파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여의도 지역에 벚나무가 조성된 것은 대략 지난 68년부터 72년까지. 벚나무는 서울시가 당시 여의도 지역을 개발하면서 조경수로 심은 것으로여의도 동ㆍ서 도로를 따라 약 1,620여그루가 조성돼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인기를 모으는 곳은 국회 주변 윤중로 일대. 이곳은 5년여 전까지만 해도 일반인들의 출입이 까다로웠던 탓에 국회를 둘러싸고 약 3㎞ 거리에 900여그루의 벚나무들이 잘 가꿔져 있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벚꽃놀이 기간 동안이면 하루 최대 100만여명에 이르는 인파가 여의도 일대를 메우면서, 특히 국회 잔디광장과 그 주변은 벚꽃향기와 함께 시민들의 웃음과 활력이 가득 넘치는 곳으로 변모한다. 이 순간에는 시민들도 아 름다운 벚꽃으로 둘러싸인 국회에 대해 ‘정쟁과 부정부패의 악취’ 등으로 가득찬 곳이라고 비난하던 노여움을 잠시나마 누그러뜨리는 듯하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 이때가 지나면 국회는 다시 이전의 ‘비난과 질타’의 대상으로 국민들의 뇌리에 되살아나곤 한다. 벚꽃향기 가득했던 한순간 의 정취는 여의도를 끼고 도는 차가운 한강에 실려 떠내려가버린 듯 국민들에게 국회, 정치는 다시 국가발전에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 ‘말썽꾸러기 ’로 인식돼왔던 것이다. 그것은 각 정당과 의원들이 당리당략에 얽매여 국가와 국민을 위한 참된 정치를 저버리고 부당한 정치자금 수수 등에만 혈안이 돼 있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왔기 때문이다. 진한 벚꽃향기가 이러한 것들을 국민들로 하여금 잠시 잊게 만든 것인지도 모른다. 17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투표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모두 299명의 의원을 뽑는 이번 선거는 촛불시위의 열기와 ‘탄핵’ ‘친노와 반노’ 등 여러 가지 이슈가 뒤섞인 가운데 치열한 선거전 속에 치러 진다. 상대적으로 각 정당의 정책과 인물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우려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최종 선택은 유권자들의 몫이다. 국회가 벚꽃향기가 아닌, 의원들의 국민에 대한 사랑과 관심, 국가발전을 위한 비전과 열정이 항상 가득 넘치는 곳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것은 바로 유권자들의 소중한 한표에서부터 시작된다. 현명한 선택을 하자 . <저작권자ⓒ 한국i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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