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달러화 표시 채권의 발행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자 금융권이 외화조달 수단을 다원화하는 추세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내 금융회사들은 달러화 표시 채권의 발행금리가 크게 올라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나자 일본ㆍ말레이시아ㆍ호주 등 다양한 외화표시 채권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시중은행으로는 처음으로 말레이시아 링깃화(Ringgit) 표시 채권 발행을 추진 중이다. 우리은행은 이달 말 약 2억~3억달러 규모의 5년 만기 말레이시아 링깃화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최근 해외 발행시장에서 달러화 표시 채권의 조달금리가 크게 높아져 새로운 조달창구를 모색해왔다”며 “이번 링깃화 채권 발행을 통해 달러 표시 채권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캐피탈과 국민은행도 이달 말 사무라이본드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오는 28일 300억엔 규모의 사무라이 본드를 발행한다. 2년짜리 고정금리채권 250억엔과 변동금리채권 50억엔을 발행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발행금리는 17일 결정할 예정이며 현재 고정금리채권은 3개월 리보에 130~170bp를 가산한 수준에서, 변동금리채권은 6개월 리보금리의 신용스프레드가 제시됐다. 주관사는 UBSㆍ다이와증권ㆍJP모건ㆍ미쓰이스미토모은행 등이다. 이밖에 신한은행 등 다른 금융회사들은 호주달러 표시 채권인 캥거루본드나 이슬람 채권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금융회사들이 새로운 외화자금 조달창구를 적극적으로 개척하는 것은 달러화 표시 채권의 발행금리가 높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이 최근 발행한 5년 만기 10억달러 채권의 경우 금리가 리보에 145bp(1.45%포인트)를 더한 수준이었다. 산업은행보다 신용등급이 낮은 국내 금융회사들은 더 높은 금리를 주고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어 금리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사무라이본드 등 다른 외화표시 채권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국제 금융시장이 다소 안정세를 보이자 올 초부터 국내 금융회사들이 해외채권 발행을 타진하고 있다”며 “달러화 표시 채권의 경우 아직까지 가산금리가 생각보다 높아 새로운 자금조달원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