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이사회가 이번주 말인 오는 2월2일께로 예정됨에 따라 론스타가 받아갈 배당금 규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종 결정은 3월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이뤄지지만 이번 이사회에서 배당금 지급 여부와 규모 등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질 예정이다. 전액 배당이 결정될 경우 론스타는 약 1조2,000억원의 이익을 챙겨갈 수 있지만 시장에서는 외환은행 재매각을 앞두고 회사 가치를 크게 훼손하지 않는 50%선(6,000억원 정도)에서 배당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은 29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건설공제조합과의 업무제휴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주 말 이사회가 예정돼 있다”며 “이사들의 참석이 어려운 경우 화상회의 등을 통해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웨커 행장은 정확한 이사회 개최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2일께 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이사회 구성원인 엘리스 쇼트 론스타 부회장은 체포영장 발부로 방한이 사실상 불가능해 외환은행 이사회는 화상회의로 이뤄질 가능성이 유력하다. 우선 금융권에서는 외환은행의 배당실시를 확실시하고 있다. 그동안 외환은행은 무배당 원칙을 고수했지만 지난해 주총에서 로버트 팰런 외환은행 이사회 의장이 “향후 이익잉여금이 계속 쌓이면 배당을 실시할 수 있다”고 언급, 향후 배당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여기에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도 지난해 11월 “배당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말해 배당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 상황이다. 문제는 규모다. 론스타에 대해 ‘먹튀’ 여론이 거센 가운데 금융감독 당국까지 외환은행의 고배당 가능성에 불편한 심기를 여러 차례 드러내고 있어 과연 론스타가 배당을 통해 얼마를 챙겨갈 수 있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이론적으로 론스타는 최대 1조1,970억원을 가져갈 수 있다. 외환은행의 지난해 3ㆍ4분기까지 당기순이익 누적액은 9,802억원이고 연말까지 예상되는 누적 당기순이익은 약 1조2,000억원에 이른다. 2005년 이익잉여금 이월분이 9,582억원에 달해 이 두 수치를 합치면 외환은행의 총 배당 가능금액은 2조1,582억원이다. 여기서 추정 기타준비금 1,000억원과 배당가능금액의 10%인 배당 전 법정 적립금을 빼면 1조8,524억원이며 64.62%인 론스타 주식비율에 따라 배당여력은 1조1,970억원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전액 배당 또는 고배당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고배당을 실시할 경우 외환은행 재매각 전략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외환은행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론스타가 도이체방크 등 인수 가능한 금융기관에 외환은행 매각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말해 론스타가 당장 외환은행의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는 고배당은 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정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론스타는 외환은행 지분이 64.62%에 불과하기 때문에 전액 배당을 통해 얻는 이익보다 고배당으로 인해 외환은행이 입을 손실이 더 크다고 판단할 것”이라며 “적정선의 배당을 통해 긴급하게 필요한 투자금만 회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약 50%선에서 배당을 실시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