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에어버스사 「하늘시장」 잡기 비상작전 이륙

◎미 보잉­MD 합병추진에 주문잠식 우려/「A3XX」 초대형기 개발·구조개선 등 박차/불 정부도 지원앞장… 중등 공략 “디딤돌역”유럽과 미국간에 여객기 무역분쟁이 벌어질 조짐이다. 미국의 양대 항공기제조사인 보잉과 맥도널 더글라스간의 합병계획에 대해 유럽연합(EU)이 이의를 제기, 양측간에 적법성시비가 갈수록 뜨거워지고있는 것이다. EU집행위원회가 미국의 항공기업계 재편에 예민하게 반응하고있는 것은 유럽항공기산업의 보루인 에어버스사 때문이다. 1위인 보잉과 3위인 맥도널 더글러스가 합병할 경우 군수­민간 항공기 세계시장을 석권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EU는 지난 19일 『두 기업의 합병은 항공기 시장에서 업체간 공정한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며 『현재의 방식으로는 통합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보잉측은 이에 발끈, 21일 필립 콘딧 회장이 『합병이 경쟁을 저해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EU는 지난 92년 미국과 상업용 항공기 개발비중 정부 보조금 상한선을 전체 비용의 33% 미만으로 제한하는 협정을 체결했다. 보잉의 합병은 이 협정을 사문화시킨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보잉측은 맥도널 더글러스의 여객기 시장점유율이 미미해 합병으로 인한 시장점유율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고 해명하고있다. 또 항공기개발비 관련 보조금지급은 기존협정을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럽 4개국 컨소시엄체제로 지난 70년 창설된 에어버스로선 최대 위기를 맞은 셈이다. 합병으로 탄생할 회사가 1백인승 이상 항공기 시장의 70%를 점유, 점유율 30%선인 에어버스를 압도할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수년간 급성장해온 에어버스로선 일격을 당한 꼴이다. 지난 90년에 세계 2위의 민간여객기 생산업체로 부상한 에어버스는 지난해에 1백26대의 항공기를 제작, 88억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중형항공기에서는 45%대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에어버스의 사업전망은 그동안 낙관시되어왔다. 지난해말 현재 주문 잔고량이 7백5대로 늘어났고 착수금까지 받아둔 확정주문량이 2천1백90대나 된다. 올해 항공기 생산목표가 1백83대로 지난해보다 45%나 늘어났다. 내년에는 생산대수를 2백20대로 늘려 보잉과의 격차를 대폭 줄이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1개의 본사(2개 자회사)아래 4개의 지분참여회사가 부문별로 생산하는 독특한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프랑스 툴루즈에 있는 본사는 항공기의 디자인, 신형기 개발, 품질관리, 전기종의 생산조정은 물론 마케팅, 영업 및 판촉활동을 총괄적으로 지휘한다. 또 위싱턴에 위치한 「북미 에어버스 인더스트리」, 북경의 「중국 에어버스 인더스트리」 등 2개의 자회사는 유럽이외 시장 공략을 위한 전진기지이다. 총 직원수는 3만2천명이며 단거리·단일통로 항공기시장에서부터 항공 역사상 최장거리 논스틉비행이 가능한 4개 엔진이 달린 「A340」과 같은 초장거리 항공기에 이르기까지 7개의 다양한 기종을 제작한다. 그러나 보잉의 합병계획으로 에어버스의 앞길은 먹구름에 휩싸이고있다. 2년전부터 매출에서 보잉의 턱밑까지 올라왔으나 순익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보잉의 순익률이 워낙 높은데다 대형 항공기 시장을 거의 독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판국에 보잉과 맥도널 더글러스가 한몸이 될 경우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 분명하다. 추격을 위한 에어버스의 비밀무기는 초대형기종인 「A3XX기」개발전략. 오는 2003년까지 3개 좌석등급으로는 5백55명, 단일등급으로는 8백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역사상 최대 크기의 비행기를 개발, 보잉이 독점하고 있는 대형항공기시장을 공략한다는 것이다. 특히 침대칸, 회의시설, 비지니스센터 등 특급호텔수준의 서비스를 기내에서 제공, 747여객기에 더 큰날개와 엔진을 달아 좌석수를 5백50석으로 늘리는 보잉의 초대형 항공기전략을 무력화시킬 계획이다. 해외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있다. 핵심 공략지역은 앞으로 20년내 급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중국 등 아시아시장. 최근 중국을 방문한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15억달러 규모의 에어버스 구매계약을 체결, 에어버스의 아시아시장 진출에 탄력이 붙고있다.<문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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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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