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익 태산엘시디 이사는 20일 서울경제와 통화에서 “올해 12월 31일로 워크아웃 기간이 종료될 예정이지만 졸업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며 “부동산 매각 등으로 차입금 상환 노력을 세우고 있지만 차입금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태산엘시디는 12월 31일까지 1,456억원의 차입금을 상환해야 한다. 손 이사는 “외부감사를 담당한 회계법인이 ‘한정’ 의견을 낸 이유도 워크아웃이 종료될 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태산엘시디를 외부감사한 성도회계법인은 지난해 사업연도 감사보고서와 관련 ‘한정’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태산엘시디는 LCD용 백라이트유닛(BLU)을 생산하는 우량 기업이었지만 파생상품인 키코 계약으로 인해 부도 위기까지 몰렸었다. 지난 2008년 키코 등 환율에 연동한 파생상품계약에 가입하면서 7,682억원의 순손실을 입었다. 자본전액 잠식으로 인해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지만 채권은행의 워크아웃으로 증시에서 살아남았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신한은행, 산업은행 등은 출자전환에 나섰고 현재 하나은행이 61.26%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다. 또 삼성전자에서 납품 물량을 유지할 수 있도록 협력해주며 지난 2010년 86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부활의 기미를 보였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TFT-LCD 물량 생산이 중국으로 이전돼 다시 시련이 찾아 왔다. 태산엘시디는 지난해 국내 생산을 중단하고 중국 공장 위주로 가동하게 되면서 실적이 급감했다. 태산엘시디는 지난해 131억원의 매출과 77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당기순손실도 212억원에 달했다. 지난 2011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96% 감소했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규모도 나란히 63% 가량 증가했다.
손 이사는 “국내의 LCD용 BLU 생산을 중단하게 돼 실적 회복이 여의치 않다”며 “올해 중국공장에서의 생산물량 증가가 이를 만회해줄 수 있을 지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태산엘시디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감자를 단행했지만 자본 확충을 위한 증자 계획은 불투명하다. 지난해 12월 5대1의 감자를 단행하면서 창업자인 최태현 대표의 지분은 22.67%에서 2.93%까지 떨어졌다. 유상 증자를 통해 자본을 추가로 확충해야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상황이다. 손 이사는 “유상증자의 필요성이 있지만 아직 계획이 잡혀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