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회사채 시장 적신호… ‘매각실패ㆍ발행연기’ 잇달아

최고 신용등급 KB금융도 발행 미뤄져

미국의 버냉키 발언 후폭풍과 중국 제조업 경기 악화로 국내 회사채 시장마저 얼어붙었다.

지난주 CJ, 우리금융 등의 우량기업까지 회사채 매각에 실패한 데 이어, 이주 들어서는 최고 신용등급을 가진 KB금융까지 발행을 연기하고 한국은행마저 통화안정채권 전량 매각에 실패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회사채 중 최고 신용등급을 가진 KB금융은 오는 28일 회사채 3,500억원을 발행하려고 했으나, 금융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발행을 당분간 미루기로 했다. KB금융은 증권사와 계약을 체결해 회사채 수요조사까지 실시했다가 발행을 미뤘다. 이는 채권 시장에서 극히 이례적인 일로 여겨진다.

KB금융 관계자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를 언급한 지난 20일부터 시장금리가 급등하고 발행 여건이 나빠져 당분간 발행을 미루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연 3.02%였던 국고채 5년물 금리는 24일 연 3.43%로 3거래일 동안 0.41%포인트나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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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은 당초 회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마련해 ING생명이 보유한 KB생명 지분 49%를 인수하려 했던 절차를 포기하고, 자체 현금과 단기 기업어음(CP)으로 자금을 조달키로 했다.

24일에는 한국은행이 통화안정채권 1년물 1조원과 91일물 1조4,000억원 어치를 발행했으나, 1년물은 6,500억원, 91일물은 1조2,400억원 매각에 그쳐 결국 전량 매각에 실패했다.

더구나 올해 하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는 20조원 가량에 달한다. 이중 발행이 쉽지 않은 ‘A’급 이하 회사채가 10조원, 건설·해운·조선 등 취약업종의 회사채 만기가 4조7,000억원에 달한다.

한은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 기관투자자들이 금리를 더 높여 부른 것으로 여겨진다”며 “여하튼 채권시장 상황이 그만큼 안 좋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전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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