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브라질 위기] 아시아권으로 확산

브라질 금융위기의 여파가 전체 중남미 지역에 이어 아시아권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필리핀 페소화가 13일 오전 달러당 38.144페소로 전날의 37.811보다 0.333페소 떨어졌다. 또 호주 달러도 전날 달러당 0.6338 호주달러에서 0.6437 호주달러로 1센트 가량 하락했다. 시장관계자는 『브라질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아시아권 통화에 대해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브라질 사태가 세계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아시아권 투자자들이 우려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브라질 금융시장이 거의 공황상태로 접어들면서 그 영향이 심각한 양상으로 파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레알화는 달러 등 외화에 대해 연일 폭락하고 주가는 4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하는 등 악화일로다. 중남미 최대 증시인 브라질 상파울루 증시에서 보베스파 주가지수는 12일 개장초부터 폭락세로 출발, 한때 8.8% 폭락한 5,839포인트를 기록하다 7.61%가 하락한 채 마감했다. 4개월만의 최저치를 경신한 것이다. 또 리우데자네이루 증시는 오후장 들어 주가지수가 10% 폭락하며 일일 하락제한폭에 도달, 30분간 거래가 중단되는 사태까지 발생한 끝에 전일보다 7.5%(1,643포인트) 하락한 2만326포인트에 마감했다. 레알화도 이달 미 달러화의 집중적인 유출에 따른 불안감 고조로 이날 달러당 1.2110 레알로 전날의 1.2109에 비해 약세를 면치못했다. 시장 관계자는 『전날 외환시장에서 빠져나간 2억2,800만달러를 비롯, 최근 달러화 유출 규모가 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며 『금리 급등과 주가 폭락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라질의 금융혼란에 따라 멕시코 IPC 주가지수도 이날 3,467.77 포인트로 3.5% 하락했으며 페소화도 지난해 10월29일 이후 최저로 폭락했다. 또 뉴욕 증시에서 브라질의 텔레브라스사의 주식예탁증서(ADR)가 7% 떨어졌고 멕시코, 아르헨티나, 칠레는 물론, 아시아권 기업들의 ADR도 일제히 2~3% 하락했다. 이에 따라 브라질의 엔리케 카르도수 대통령은 증시에 나도는 페드로 밀란 재무장관 사임설과 레알화 평가절하설 등을 부인하는 등 외국 투자자들을 진정시키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으나 역부족을 절감하고 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외채상환을 약속하며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무엇을 하게 될지 알고 있으며 모든 채무는 다 갚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브라질 27개 주정부중 17개 주정부 주지사들도 이날 회의를 갖고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던 미나스 제라이스주를 비판하면서 카르도수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 정치적 봉합에 나섰다. 하지만 이타마르 프랑쿠 주지사와 카르도수 대통령간 대립이 심화하고 있는데다 연방정부와 지방정부의 막대한 재정적자에서 비롯된 이번 금융위기에 대해 근본적인 해결은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현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브라질 국가차원의 모라토리엄, 외채재조정, 레알화 평가절하 등 루머로 돌고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들이 현실화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다. 【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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