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권ㆍ운용사, 톡톡 튀는 광고 경쟁

최근 증권사ㆍ운용사들이 기발한 아이디어로 투자철학을 강조하는 TV광고에 나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MC투자증권은 지난 13일 첫 방영된 새 TV광고에서 과감하게 모델을 뺐다. 복잡하고 어려운 금융투자상품을 설명하기 위해 주로 쓰였던 ‘증언형 광고’에서 탈피해 오로지 회사 CI(Corporate Identity)만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제작해 시청자들뿐만 아니라 학계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다. 광고는 자동차 충돌 테스트장을 배경으로 HMC로고가 자동차처럼 달리 듯 속도를 내 테스트벽을 돌진하지만 로고가 아닌 벽이 부서져 내려 안정감 있는 품질 금융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HMC투자증권이 현대자동차그룹에 속해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자동차 충돌 테스트장을 배경으로 결정한 점도 눈에 띈다.


특히 이번 TV광고 촬영은 HMC투자증권 로고 충돌 장면을 시청자에게 보다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베를린’, ‘도둑들’, ‘놈놈놈’ 등 200편의 영화에서 폭발씬을 담당한 국내 특수촬영팀이 참여해 충돌장면을 실감나게 표현하기도 했다.

광고를 본 40세 직장인은 “이제까지 증권사 광고와 느낌이 다르다”면서 “발상이 독특하고 현대차그룹의 특성을 잘 살린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안대천 인하대 경영학과 교수는 “HMC투자증권의 이번 광고는 기존에 이성에 호소하던 증권사들의 증언형 광고와 달리 감성에 호소하는 방식으로 제작돼 단도직입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던 것과는 다르게 국내 시청자들에게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다”면서 “자동차 충돌 테스트장을 활용해 은연 중 현대차그룹과의 관련성을 내포한 점과 감성 소구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접근한 점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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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자산운용은 ETF(상장지수펀드) 브랜드인 ‘KODEX’를 애니메이션 기법을 활용해 광고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이 TV광고는 기존의 ‘증언형 광고’가 시청자들에게 지루하다고 판단해 실제 촬영한 영상을 바탕으로 각각의 프레임 위에 덧붙여 그리는 ‘로토스코핑’기법을 이용했다. 광고는 총 3편으로 KODEX 1년차ㆍ3년차ㆍ5년차 투자자들이 등장해 ETF를 누구나 쉽게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ETF에 대한 친근한 이미지로 인지도를 높여가고자 했다.

KDB대우증권의 광고는 다소 파격적이다. 광고 첫 장면에 한 여성이 남성용 소변기에서 볼일을 보는 장면이 등장한다든지 한 아기가 남자의 볼을 빨고 있는 장면이 등장하는 식이다.

여성 PB는 남성 고객의 입장에서 남성 PB는 여성 고객의 입장이 직접 돼 보겠다는 의지를 담은 셈이다. 이 광고는 KDB대우증권의 PB들이 고객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올 3월까지 롤플레잉을 총 2만2,456회 실시했다는 점에 주목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깔려 있다.

이 광고를 기획한 이수호 KDB대우증권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지난해부터 실제로 직원 한 명은 고객 역할을 맡고 또 다른 한 명은 직원 역할을 하는 역할극(롤플레잉)을 통해 고객의 입장에서 어떤 것을 원하는 지 고민해 봤다”면서 “이처럼 고객을 생각한다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 다소 파격적인 광고를 기획하게 됐고 생각한 것보다 많은 시청자들이 부정적으로 바라보기 보다 유머로 받아드려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투자증권은 TV광고에 미래상품발굴단을 등장시켜 저금리ㆍ저성장 기조에서 차별화된 상품을 발굴하겠다는 의지를 부각시켰다. 지난달에는 광고 속 미래상품발굴단 차량과 모델들이 TV밖으로 나와 여의도, 강남지역 등에서 게릴라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15초 광고 두 편은 ‘찾고편’과 ‘파고편’으로 제작되었다. ‘찾고편’은 미래상품발굴단이 고객에게 조금이라도 더 수익을 줄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세상 모든 곳을 샅샅이 조사한다는 메시지가 강조됐으며‘파고편’은 우리투자증권의 최근 성과인 유전펀드에 대한 내용을 시작으로 이머징채권, 스마트인베스터, 글로벌ETF, 하이브리드 DLS(파생결합증권) 등 우리투자증권의 대표상품을 재미있게 표현했다. 한편 이 광고들은 몰로토프의 ‘Da Da Da’라는 배경음악을 광고 내용과 조화시킨 덕에 시청자들이 한번 들으면 계속 귓가에 맴돌게끔 제작되기도 했다.


강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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