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동투(冬鬪)가 3일 철도노조의 전면 파업철회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올 동투는 사상 최초의 공무원 파업과 비정규직법안 저지를 위한 민주노총의 총파업 등으로 예년보다 훨씬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의외로 별다른 파장 없이 일단락됐다.
이 같은 결과는 정부의 강경대응 방침과 심각한 불경기로 인한 따가운 국민여론 등이 노동계를 크게 위축시킨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파업 돌입 직전 극적으로 합의서에 서명한 김영훈 철도노조 위원장은 “이번 투쟁은 이미 정부가 지난 2002년 초에 약속한 것을 이행하라는 너무나도 정당한 싸움이었다”며 “그러나 경제난에 시달리는 국민에게 불편을 끼쳐야 되는 점과 중앙노동위원회의 직권중재 위협이 파업철회를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지난달 15일 파업을 단행한 전국공무원노조도 정부의 강경대응에 따른 대량징계가 현실화하면서 사실상 하루 만에 파업을 접었다.
전공노는 100억원의 투쟁기금을 사전에 모집할 정도로 기세가 등등했지만 ‘철밥통들의 파업’이라는 국민비난이 쏟아지자 제대로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비정규직입법안 저지를 위해 총파업을 선언했던 민주노총도 국회의 법안처리가 미뤄지고 비난여론이 들끓자 시한부 총파업으로 투쟁수위를 낮출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시한부 파업도 현대차ㆍ기아차ㆍ만도 등을 제외하고는 대형 사업장이 대거 파업에 불참, 집행부를 당혹케 했으며 결국 집행부는 2일 전면파업 카드를 스스로 철회했다.
이기권 노동부 노사정책국장은 “당초 우려를 많이 했지만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대응하고 협상은 당사자간 교섭을 통해 타결하는 새로운 노사관계를 정착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민주노총의 한 관계자는 “경제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명분이 아무리 정당해도 생산 차질을 빚게 마련인 총파업을 오래 강행할 수는 없었다”면서 “지난달 시한부 파업은 정부에 경고 메시지를 주기 위한 것으로 성격을 제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