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포스트탈레반' 뜨거운감자

美 주도구상에 UN서 반기텔레반 정권 이후 누가 아프카니스탄을 담당할 지가 국제사회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텔레반 정권이 붕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텔레반 이후 아프카니스탄을 담당할 세력을 놓고 미국을 비롯한 유엔연합(UN). 유럽연합(EU)사이에 의견이 엇갈리면서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크게 보면 텔레반 정권 붕괴이후 유엔이 과도기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이후 총선 등을 통해 합법적인 정부 수립이라는 미국의 구도에 대해 유엔이 반기를 들고 나선 것이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의 아프카니스탄 특사인 라크다르 브라히미 대사는 17일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유엔은 아프간에서 평화유지, 새 국가 건설 또는 임시정부 수립 등을 지원하는 어떤 역할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관계자의 이 같은 말은 조지 W 부시대통령이 그동안 언급해온 유엔의 과도정부 담당론과는 전면 배치되는 것이다 유엔은 대신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아프간 국민들을 지원하고 이 지역에서 분쟁이 종식될 수 있도록 중재하는 역할만 담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본질적으로는 아프간의 민족적 구성이나 정치 역학구도로 볼 때 유엔으로서는 과도정부를 담당할 여력도 능력도 없다는 것이 아난 총장을 비롯한 유엔지도부의 생각이다. 즉, 미국 주도하의 아프간공습과 텔레반 정권붕괴의 뒷처리에 유엔이 나서봐야 득 될 것 하나 없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유엔의 과도정부 담당론은 미국, 중동, EU, 중국 등 이해관계자들이 한결같이 주장하고 있다. EU외무장관들은 17일 룩셈부르크에서 EU일반이사회를 갖고 "아프간국민들이 합법적이고 광범위한 대표성을 갖는 정부를 가져야 한다"며 아프간재건과 평화에 유엔이 중간자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와 함께 아프간과 인접한 중국과 러시아는 17일 아프간의 강경 탈레반 정권이 축출되면 광범위한 대표성을 지닌 거국 연립정부가 아프간에 들어서야 한다는 미국 입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는 '유엔이 중간역할을 하는 한'이라는 전제아래 적극적인 협조원칙을 명확히 했다. 온종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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