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황새걸음' 중국 턱밑까지 따라와

2004년 韓·中기술격차 4.4년 지난해엔 3.8년으로 짧아져…2015년 1~2년차 좁혀질듯


“한국 기업들은 기술개발에서 ‘뱁새걸음’으로 가고 있는데 중국 기업들의 추격은 ‘황새걸음’ 같다.”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기술력이 우리나라를 앞지를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며 두려워하고 있다. 이 같은 예측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지난 7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최근 경제현황과 참여정부 후반기 과제’ 보고서를 보면 중국의 추격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잘 알 수 있다. KDI는 이 보고서에서 “중국의 수출 산업구조 고도화는 한국경제에 강력한 도전으로 대두하고 있다”며 “한국과 중국간 기술력 격차는 2004년 4.4년에서 2005년 3.8년으로 좁혀졌고 2015년이면 1~2년으로 줄어드는 등 10년 후에는 한국의 중국에 거의 따라 잡힐 것”이라고 분석했다. KDI는 조선ㆍ자동차ㆍ기계ㆍ소재 등의 제조업에서는 한ㆍ중간 기술 격차가 크지만 이동통신이나 이차전지 등의 신(新)산업 분야에서는 격차가 적다고 평가했다. 또한 중국경제의 성장과 기술력 증대에 따라 세계시장점유율 상위 5위 내 수출품목 수도 최근 중국이 305개로 한국(62개)을 압도했다고 분석했다. 산업자원부가 지난 3월 한국산업기술재단에 용역 의뢰해 지난달 발표한 ‘중국 산업 및 산업기술 경쟁력 정보구축; 산업기술기반 조성에 관한 보고서’도 비슷한 평가를 담고 있다. 이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의 기술경쟁력은 선진국과 격차가 커지고 있는 반면, 중국과의 거리는 급격하게 축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과 중국 사이에서 옴짝달싹 못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흡사 ‘넛크래커’(nutcracker·호두까기) 속의 낀 호두와 같아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중국의 기술수준은 우리의 턱밑까지 다가왔다. 특히 휴대폰ㆍ세탁기 등 통신기기 단말기와 전자제품은 기술격차가 거의 사라졌다. 선진국을 100으로 할 경우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단말기는 우리가 101에 중국은 96이고, 이동통신 장비는 우리가 98 중국이 96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는 2점 차이가 1년의 기술격차를 의미하므로 중국은 CDMA단말기에서 2.5년, 이동통신장비에서 1년의 거리를 두고 우리를 추격하고 있다. 이밖에 액정표시장치(LCD)는 우리가 100, 중국이 93으로 3.5년,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은 우리가 99, 중국이 92로 3.5년의 격차로 좁혀졌다. 중국의 추격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으로는 액화천연가스(LNG)선박(10년), 절삭공구(5년), 자동차부품(8.5년) 등으로 극히 일부에 그쳤다. 선진국 기술수준과 비교해서는 우리의 걸음이 너무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휴대폰과 디스플레이, 가전 등은 선진국(100 기준)과 견줘 손색이 없는 수준(99∼101)으로 평가됐을 뿐 자동차부품(77~84)과 비철금속(82∼84), 공구(77∼91) 등 큰 격차로 뒤져 있는 상태다. 자동차 부품과 공구는 최대 11.5년, 공구는 최대 9년 선진국에 뒤쳐져 있는 셈이다. KDI는 “중국의 기술추격에 대응해 ‘한국 경제의 한단계 높은 업그레이드’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그 방안으로 ▦능동적 개방화와 ▦기업 환경개선 ▦핵심역량 강화 등 3가지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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