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타이완 "對中교류로 경기회복"

천수이볜, 본토 투자금지등 적극 완화키로타이완 정부가 침체에 빠진 경기회복을 위해 대중국 투자 규제 완화등 대륙과의 경제교류 강화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타이완 총통 직속 경제발전자문위원회는 26일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에게 대(對)중국 투자금지 규정 등 각종 정부규제들을 완화할 것을 건의했다. 천총통이 "위원회가 건의한 내용을 적극 수용해 향후 2년 간 충실히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빠른 시일내에 대중 투자규제 완화 정책이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사실상 침체에 빠진 타이완 경제가 대중국 직접투자 규제완화 등에 힘입어 연말부터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제발전자문위 제안 내용 올 초 경제난 극복과 대중국 경제교류의 장기적 비전 제시를 위해 천총통의 지시로 120명의 기업인과 관료들로 구성된 경제발전자문위원회는 이날 미화 5,000만달러 이상의 투자금지 규정을 철폐해 대중 투자를 자유화하라고 주문했다. 위원회는 또 지난 96년 타이완 정부가 제정한 '서두름을 경계하고 인내있게 대처한다(戒急用忍)'는 대(對) 중국 경제정책을 5년 만에 처음으로 완화, '적극적으로 개방하고 유효 적절히 관리한다(積極開放有效管理)'로 수정했다. 이밖에 타이완정부가 ▦WTO 규정에 따라 중국의 타이완 투자 규제를 완화하고 ▦타이완 은행들이 중국대륙내에 지사나 사무소를 설치토록 허용하고 ▦양안간 신속하고 편리한 송금 체체를 구축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경제 회복의 발판으로 경제자문위의 제안은 중국 경제 활황에 대한 반사이익을 통해 26년만에 찾아온 타이완 최악의 경제침체를 극복할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목적에서 나온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타이완 경제는 2ㆍ4분기에 -2.35% 성장한데 이어 3ㆍ4분기(7~9월) 성장률도 -2.45%에 그치며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할 것이 확실해지고 있다. 게다가 11개월 연속 실업률이 상승하는 등 전반적인 경기 침체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올림픽 개최 등을 앞두고 세계 경제의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시장을 타이완 경제 회복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것이다. 아시안월스트리트 저널은 27일 타이완 정부가 경제자문위원회의 제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3ㆍ4분기를 바닥으로 4ㆍ4분기부터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타이완 경제 조사 협회의 이코노미스트인 청 청-마운트는 "타이완 경제가 일단 반등하면 그 속도가 다른 국가들보다 훨씬 빨라질 것"이라며 국내 소비가 살아나면서 4ㆍ4분기 타이완 경제가 4% 성장하고 내년에도 같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에서는 부정적인 시각도 그러나 이번 경제자문위의 제안에 대해 일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기업인은 "(이번 제안은) 단지 대기업들만 이롭게 할 뿐"이라면서 "대규모 자본이 중국으로 빠져나가고 기업들이 중국으로 공장을 이전함으로써 타이완내 일자리가 감소해 서민 경제는 더욱 어려워 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치인들도 타이완이 경제적으로 중국에 크게 의존하게 될 것을 우려했다. 메릴린치 타이완의 스펜서 화이트는 이번 조치로 경제 회복의 조짐이 보인다고 해서 은행 부실채권 정리 등 장기 경제개혁을 소홀히 하다가는 경제 회복의 결정적 기회를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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