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DI, 국내 2,979社 조사국내 최우량기업 6개 중 하나는 10년 뒤 부도가 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기업보다 68배나 높은 것이다. 특히 투기등급 회사 가운데 최상등급 기업의 반 정도는 10년 후 도산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80년부터 2000년까지 국내 2,979개 기업의 신용등급 변화추이를 조사ㆍ분석해 부도확률을 추정한 결과 최우량기업인 AAA등급의 회사가 10년 뒤에 부도날 확률(신용등급 CCC이하로 추락)은 17.6%에 달했다고 5일 밝혔다.
투기등급 중 최우량등급인 BB등급의 회사는 5년 뒤에 33.2%, 10년 뒤에는 절반 이상인 55.7%가 부도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미국의 최우량 신용등급(무디스 기준)인 Aaa기업의 10년 뒤 부도확률은 0.26%에 불과하고 투기등급 중 최상등급인 Ba기업은 24.60%로 각각 우리나라의 68분의1, 2분의1에 지나지 않았다.
또 90년 자산규모 기준 100대 상장회사의 2000년 평균 주식가격은 14만2,430원인 데 반해 본질가치는 3,215.1원으로 주식가격 대비 본질가치 비율이 2.26%로 나타났다.
이는 91년 7.24%, 95년 5.94%, 98년 11.78%, 99년 6.64%보다 크게 하락한 것으로 주가가 본질가치를 거의 반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80~2000년 국내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평균 11.8%로 미국(S&P500 기준)의 17.8%보다 낮았으며 같은 기간 국내 주식의 연간 수익률은 평균 8.0%로 채권수익률 15.4%보다 저평가된 것으로 조사됐다.
강동수 KDI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기업은 부도확률이 높고 배당을 적게 해 주가가 본질가치를 반영하기보다 시시각각 변하는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따라서 주식투자 패턴이 배당보다는 자본이익을 목표로 하는 단기거래 성향을 띤다"고 말했다.
강 연구위원은 "국내기업의 부도확률을 감안하고 주식의 본질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고배당정책을 써야 한다"며 "법인세와 배당소득세 등 이중과세 문제의 해결, 분기배당제 및 시가배당제 도입, 기업지배구조 개선,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의 역할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연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