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문제는 어렵게 생각하면 어렵게 풀리지만 쉽게 생각하면 의외로 쉽게 풀린다. 경제문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경제는 매우 어려운 것, 전문가만이 해야 하는 것으로 오해되고 있다.
경제학이 오늘처럼 어렵게 돼버린 것은 경제학자ㆍ경제관료 등 경제 전문가들이 그렇게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경제를 매우 어려운 것처럼 말한다.
간단한 문제를 얘기하면서도, 고상하고 현학적인 표현과 난해한 수리경제 등을 동원한다. 어렵게 판을 짜 놓아야 비전문가가 함부로 참견하거나 간섭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야 경제학이 그들만의 독점적 영역(밥벌이)으로 남을 수 있다.
경제란 경세제민(經世濟民), 즉 국민을 편안하게 잘 살게 하자는 것이다. 경제학은 사람을 더욱 행복하게 만들어주고자 하는 학문이다. 경제학은 소수의 전문가가 아닌, 다수의 국민을 행복하게 해주는 학문이다.
캠브리지 학파의 창시자인 알프레드 마샬(1842∼1924)은 자기주위의 사회적 고뇌를 해결하기 위해 캠브리지 대학 개강사에서 유명한 말을 했다.
"경제를 공부하는 사람은 냉철한 두뇌와 따뜻한 마음(Cool Heads and Warm Hearts)을 갖고, 자기 주위의 사회적 고뇌와 싸우기 위하여 자기의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나는 나의 빈약한 재능과 제한된 역량을 경주하여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나의 가슴깊이 새겨져 있는 염원이며 또 최고의 노력이다"개강사에서 밝힌 마샬의 말은 그의 필생의 목표인 동시에 캠브리지 학파의 강령이라 할 수 있다. 엘리트 정신만 유독 충만한 우리 관료들이 새겨 들어야 할 대목이다.
날로 변화되는 경제환경은 경제 관료들을 더욱 긴장시킨다. 법과 규제로 경제를 이끌어왔기에 더욱 그러하다. 경제가 국제화ㆍ세계화되고 있고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시대로 바뀌고 있다.
경제환경의 급격한 대변동은 경제관료의 머리를 매우 혼란스럽게 만들어 버렸다. 경제관료들은 혼란과 갈등을 겪으며, 경제를 더욱 어렵게 생각한다.
가슴도 잔뜩 긴장되어 싸늘하게 식어간다. 머리도 차갑고 가슴도 차갑기 때문에 경제는 더욱 어렵게 보이고, 경제관료들은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어버린다.
경제를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경제는 쉬운 것이다. 경제는 우리 생활의 일부이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사회적 고뇌를 따뜻하고 열린 가슴으로 받아들이면 경제는 쉽게 풀린다.
/박병윤<민주당 정책위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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