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골프 대중화 이루려면

“골프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우리 같은 직장인들이 즐기기 힘든 스포츠입니다.” 골프를 배우는 사람들에게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라운드 나갈 돈으로 적금 들어서 휴가 때 해외에서 치세요.”라고 대답하곤 한다. 그러면 한때 공무원이었던 사람이 그런 식으로 대답해도 되냐는 질문이 돌아온다. 시장경제 체제에서 소비자들에게 적정 가격의 현명한 소비를 권장하는 것이 그렇게 잘못된 일일까. 수도권의 라운드 비용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 골프장 측은 정부의 세금정책 때문에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한다. 정부 입장에서 보면 골프장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 세금정책을 바꿀 명분을 찾기 어렵다. 정부는 골프가 ‘부자들의 놀이’이니 세금을 많이 내야 한다고 하고 골프장은 높은 세금 때문에 부자들만 즐길 수 있는 수준으로 가격을 올리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골프가 정말 부자들만 즐기는 놀이라면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점점 더 많은 계층에서 골프를 즐기고 싶어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많은 골퍼들이 이미 가격이 싼 해외로 나가 골프를 치고 있다. 누가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것인가. 수도권의 골프장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수도권 골프장은 이미 비싼 가격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수요가 확인된 곳이다. 세금을 내린다고 가격을 내릴 이유가 없다. 가장 먼저 나서야 할 곳은 지방의 골프장이다. 지방 골프장은 지역 주민들에게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 지역 노인을 모셔 잔치를 열거나 어린이날 지역 어린이들을 초청해 뛰어놀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한 방법이다. 골프장이 지역 주민의 좋은 벗이 된다면 정부에 세금을 내릴 수 있는 명분을 줄 수 있다. 그러면 해외로 나가는 골퍼들을 지방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저렴한 골프장이 많이 나와야 한다. 100억원이 넘는 클럽하우스만 짓지 않아도 라운드 비용은 많이 내려갈 수 있다. 난지도 골프장 문제는 어떤가. 골프 대중화를 이끌기 위해 조성한 골프장을 아직 골프가 대중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운영할 수 없다는 이상한 논리는 사라졌으면 한다. 공무원 수준의 월급으로도 내 돈 내고 당당하게 골프 칠 수 있는 세상을 원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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