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사랑? 해 봐야 그 실체를 알지"

고인돌 인문학 강좌 '삶과 사랑, 문학으로 만나다'<br>영등포평생학습관서 8일부터 5차례 이어져


“이름은 있는 데 내용이 없는 것들이 많아요. 죽음이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죽음이란 사실 죽어봐야 알 수 있는 개념이지만 살아있는 사람들 사이에는 풍문이 만연해 있죠. 사랑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의미도 없이 사랑이라는 단어를 남발하는 경우가 적지 않지요. 이번 강의에서 사랑을 다루고 있는 고전 문학작품 4편을 통해서 사랑의 본질을 철학적으로 접근해 보려고 합니다.”

8일 저녁 서울시교육청 영등포평생학습관 시청각실에서 열린 ‘삶과 사랑, 문학으로 만나다’를 신청한 수강생 50여명은 김진영(사진) 철학아카데미 이사장이 말하는 ‘문학으로 철학하기’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 귀를 기울였다.

서울시교육청과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기획하고 롯데그룹이 후원하는 고전인문학 아카데미 ‘고인돌’ 2기는 문·사·철(문학·역사·철학) 등 인문학의 본령을 아우르면서 영화·미술·경제사 등으로 외연을 넓혀가는 융복합 강좌를 내세우면서, 21개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이날 강의장에는 퇴근길에 도서관을 들른 3040대 직장인을 비롯해 5060 중장년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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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이사장은 “아무리 노력해도 자신의 암울한 현실을 벗어날 수 없다는 운명론은 과거가 아니라 지금 현재에 존재하고 있다. 운명은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인간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많은 현대인들이 저마다 열패감을 느끼면서 삶이나 문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소설을 읽기도 하지만 실제 자신의 불행에 대해 직시하지 못하면 불행을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헤겔은 이를 ‘불행한 의식’이라고 했다”며 “자신의 불행을 무작정 다 내 탓이라고 단정지어버리면 불행의 근원을 알지 못하고 만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의 눈으로 책을 읽어보라고 권했다. 남들의 시선아 가미된 서평이나 교육의 습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견해로 책을 읽어보라는 의미다.

“삶에 대한 문제의식은 문학작품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독서라는 행위 그 자체에 있습니다. 어떤 독서는 이미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 정해져 있는 경우도 적지 않지요. 교육과정을 거치면서 여러 가지 선입견에 깔려 자신의 눈으로 문제의식을 인식하기가 어렵게 되기 십상입니다.”

한편 이날 강의장에서 만난 40대 직장인 김모씨는 “직장 생활에서 조금 시간이 나면서 대학때 공부했던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다시 살아나게 됐다”며 “홈페이지 에버러닝을 통해서 도서관 강좌를 신청해서 듣고 있다. 직장생활에는 인문학이 크게 도움이 되지 않지만 인생을 돌아보고 남은 삶을 계획하는 데는 꼭 필요한 공부”라고 강의 참가 의미에 대해 이야기 했다.

김 이사장은 오는 11월 5일까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이어 ‘마담 보바리’ ‘연인’ ‘카르멘’ 등 5차례에 걸쳐 고전문학에서 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의 본질에 접근해 나갈 예정이다. 강의 신청은 무료이며 자세한 내용은 서울시교육청 평생교육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 /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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