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ㆍ15 부동산대책’ 이후 수도권 주택시장에 관망세가 폭넓게 확산되며 조금씩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그러나 서울 강북권을 중심으로 여차하면 집을 사겠다는 대기 수요자들의 물밑 움직임은 활발해 잠재적 불안요인을 안고 있는 ‘정중동(靜中動)’의 안정세라는 분석이다. 3일 국민은행 등 시세조사 업체들과 일선 부동산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최근 1~2주간 서울ㆍ수도권 전역에 걸쳐 주택 매도ㆍ매수 문의가 급감하며 거래 건수도 급전직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두 달에 걸쳐 집값이 워낙 급등해 숨고르기가 필요한 시점이 된 데다 정부의 11ㆍ15 대책이 달아오른 거래심리를 냉각시키는 데 일단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국민은행이 최근 집계한 ‘매수세 우위 동향’은 11월6일을 기점으로 3주 연속 뚝 떨어졌고 ‘매매거래 한산정도’ 역시 집값 급등 랠리가 시작됐던 추석연휴 이전 수준까지 올라갔다. 이는 집값 급등 사태를 촉발시켰던 ‘내집마련 조바심’이 어느 정도 진정된 데 따른 것이지만 실수요자가 많은 서울 강북권에서는 물밑 움직임이 여전히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집 주인들은 “내년에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믿음이 강해 매물을 움켜쥐었고, 실수요자들 역시 단기 급등에 부담감을 느끼면서도 “적당한 매물만 있다면 언제든 사겠다”며 대기 매수세를 형성하고 있는 형국이다. 노원구 중계동 삼성공인 관계자는 “매수세는 여전히 많은데 물건이 없어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며 “잠시 숨고르기 하는 모습을 보고 ‘이제 잡혔다’고 생각한다면 오판”이라고 말했다. 강북구 미아동 동부공인 관계자 역시 “매수세가 약간 줄긴 했지만 연락을 기다리는 대기 매수자가 중개업소 한 곳에 보통 5명씩은 된다”며 “주로 중소형 수요가 많고 중대형으로 갈아타려는 수요도 꽤 있다”고 말했다. 도봉구 창동의 북한산아이파크공인 관계자는 “호가가 워낙 오른 상태에서 떨어지지 않고 그나마 매물도 없어 매수 희망자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며 “그래도 매물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꾸준히 있다”고 전했다. 물론 이들 지역에서도 매수세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시세 조정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는 의견도 적지 않다. 매수자가 시장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해 추격매수를 자제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둔감한 매도자는 추가상승에 대한 기대감만 한껏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노원구 상계6동 하나공인 관계자는 “매물이 한차례 소진된 후 매수세가 끊어진 줄은 모르고 호가를 크게 높인 배짱 매물을 내놓는 사람들이 많다”며 “수요가 적으면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단기적으로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대문구 이문동 스피드공인 관계자는 “최근 매도ㆍ매수세가 현저히 줄어든 것은 매물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평형 갈아타기에 나섰던 수요가 집값 급등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주저앉아버린 탓이 더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