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 예전엔 단지 질병이 없다는 것을 건강하다 하였지만 요즘에 와서는 적극적인 개념에서 즐거운 삶의 상태를 의미한다. 삶이 즐겁다는 것은 환경에 잘 적응함을 뜻하는 데 사실 '적응'은 인생에서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막 태어난 아기는 태내환경과는 다른 중력에 대해, 빛에 대해, 소리에 대해 적응해 간다.
사람은 나자마자 외부세계에 대한 관찰시스템을 가동한다. 외부의 세계에 대한 감각은 외수용기 감각(exteroception) 즉, 후각, 미각, 촉각, 청각, 시각 같은 오감을 통해 받아들인다.
반면 내수용기 감각(introception)은 내면의 세계를 관찰하는 시스템인데 체온을 감지하고, 혈압, 고통, 근육팽창, 자신의 몸의 움직임, 배고픔, 목마름, 피곤 등을 알게 한다.
적절한 외부적 자극이나 내면의 느낌은 전기적 신호로 바뀌게 되고 곧 신경전달을 통해 대뇌로 올라간다. 이 신호가 항상성(homeostasis)과 차이가 날 경우 사람의 피드백조절 시스템은 이를 조정한다. 그래서 우리 인간 유기체는 항상성을 유지하도록 되어 있다.
맥박 70, 체온 37도, 혈압 120/80등은 태어나면서 필요한 신체적 필요를 유지하려는 항상성의 기능이다. 그런데 사람은 장성하면서 사랑, 권리, 자유, 자율성 같은 문화적 필요가 일어난다.
이 필요에 적응하며 성장한 것이 바로 오늘 우리들의 모습인 것이다. 우리가 건강하다, 성공한 인생이라 평가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이 필요에 잘 적응된 사람인 것을 본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이렇게 좋은 문화적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이들 모두가 자신의 적응적 행동에 대한 가치와 즐거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음악치료가 건강의 개념에서 21세기에 활짝 꽃 피울 학문이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음악치료는 건강의 개념 속에서 필요를 요청하는 사람들에게 Cenesthesia, 즉 즐거움이 기반이 되는 적응적 경험을 주는 새로운 모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음악치료의 가치는 21세기 문화환경에서 더 진가를 나타낼 것이라는 것이다.
<최병철ㆍ한국음악치료학회장ㆍ숙명여대 음악치료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