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올 태풍이 유난히 두려운 이유


올해 벌써 제1호 태풍이 발생해 필리핀에 상륙했다고 한다. 태풍시즌에 들어서니 일본 방사능 오염해수가 걱정된다. 태풍은 주변과의 기압차로 바람과 해일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지니고 있다. 태풍은 무기를 이용해 믹서처럼 바다를 뒤섞어 균질한 해양을 만들어 생태계를 보존하기도 하고 저위도의 열을 중위도로 수송해 지구의 열평형을 돕기도 한다. 그러나 때로는 사람이 사는 육지에 침입해 심한 행패를 부려 인명과 재산을 앗아간다. 이런 태풍이 이번에는 이 무기로 행여 일본 방사능 오염수를 한반도 주변 해역까지 몰고 올까 근심이다. 日방사능오염수국내영향우려 해수유동이론에 근거해 볼 때 태풍은 바람과 해일로 연안에 강한 흐름과 파동을 일으킨다. 해양학에서 널리 알려진 연안제트류와 켈빈파다. 연안제트류는 바람이 불어가는 쪽으로 흐르고 켈빈파는 육지를 오른쪽으로 보고 진행하는 특성이 있다. 그런데 태풍은 반시계 방향의 기류를 몰고 일본 쪽으로 올라오기 때문에 상륙하기 전까지 동쪽에서 서쪽으로 바람이 분다. 연안제트류나 켈빈파도 같은 방향이 된다. 이들은 바람과 해일이 기승을 부리는 동안 혼슈 남해안을 따라 큐슈 서쪽을 지나 대한해협을 통과해 동해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가 태풍으로 한반도 주변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말은 여기서 나왔다. 더욱 가공할만한 것은 이들이 모두 빠르다는 것이다. 켈빈파는 쓰나미와 같이 시속 약 700㎞이고 내부 켈빈파라도 초속 2~3m다. 연안제트류는 바람세기에 비례한다. 태풍이 육지에 다가올수록 강한 바람 덕에 더 빨라진다는 얘기다. 대개 초속 2~3m다. 이들은 모두 수일 내 한반도 주변해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해역에 대한 필자의 유동수치실험에서는 여러 차례 확인됐으나 아직 실측된 바는 없다. 그러나 세계연안각지에서 널리 관측된 현상이기에 개연성은 크다. 물론 태풍이 오지 않으면 별개다. 그러나 필자가 조사한 바로는 지난 1983~2003년 동안 553개의 태풍이 발생해 한해 26개꼴로 태평양을 휘저었다. 올해라고 예외겠는가. 만일 태풍 영향으로 큐슈 서방해역까지 방사능 피해가 확대된다면 이 해역이 주 산란장인 동해 오징어는 물론 이동성 회유어족인 동중국해 전갱이, 고등어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들이 우리 식탁에 오르지 않는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태풍은 불가항력적 자연현상이다. 따라서 피해를 최소화하는 도리밖에 없다. 본격적인 태풍시즌에 앞서 어떻게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선 태풍으로 인해 오염해수가 큐슈 서방해역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있다면 어느 정도인지, 또 어떤 태풍이 큰 영향을 미칠지 조사해볼 필요가 있다. 이것은 컴퓨터를 이용한 수치실험으로 어느 정도 가능하다. 물론 실제 태풍통과 시 실측으로 얻은 현장자료와 비교 검증함으로써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이런 조사를 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전문조사팀 구성이 시급하다. 문제는 우리들만 조사해서는 의미가 반감된다는 것이다. 만일 우리 측 피해가 발생한다면 양국의 첨예한 이해가 걸린 사안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국민건강과 경제사회적 파장도 포함된다. 게다가 일본 본토에 상륙하는 태풍이 우리해역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후쿠시마 원전 주변을 향해 다가오는 태풍이 가장 우려된다. 수치실험 검증자료도 상당부분 일본으로부터 얻어야 한다. 한일 양국 정부 공조하에 조사가 필요한 까닭이 이런 이유들 때문이다. 우선 정부가 해야 할 급선무는 양국 정부 주도하에 관련 학자들이 태풍으로 인한 예상피해범위를 공동 조사하게 하는 일이다. 피해저감대책도 이런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강구할 수 있다. 강 건너 불구경할 때는 이미 지났다. 대책이 시급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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