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전쟁기념관을 찾아 기념관 회랑에 설치된 전사자 명비(名碑)에 헌화하고 6·25 전쟁 때 전사한 미군 장병을 추모했다. 하와이에서 태어난 오바마 대통령은 하와이 출신 전몰 미군의 이름이 있는 명비에 헌화·추모했다. 기념관에는 유엔군 전사자들과 함께 주별로 구분된 미군 전몰자 명비가 설치돼 있다.
15분 정도 진행된 이 행사에는 성김 주한 미국대사,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 안호영 주미 한국대사 등이 수행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추모 행사에서 별다른 언급을 하지는 않았다.
이후 오바마 대통령은 경복궁을 찾아 박상미 한국외국어대 국제학부 교수의 안내로 30분가량 경내를 둘러봤다. 그는 경회루·근정전·사정전 등 궁궐 이곳저곳을 둘러봤으며 600년에 이르는 수도 서울의 역사와 한국 문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표현했다.
특히 근정전 안에서 과거 어보를 보관했던 상자를 보고는 "어보는 혼란 속에서 미국에 불법적으로 왔는데 미국 할머니의 양심적인 행동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며 "우리가 가져온 물건이 한국인들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미국기자들을 향해 배경을 자세히 설명했다.
또 오전5시부터 신하를 접견할 정도로 근면하게 일해야 하는 등 임금의 자리가 편하고 좋은 자리가 아니었다는 설명에 "미국 대통령 자리도 바로 그렇다"며 농담을 주고받았다고 박 교수는 전했다.
이날 경복궁 방문은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문화 관련 행사를 갖기를 원하면서 이뤄졌다. 애초 오바마 대통령은 경복궁에서 문화체험행사 등을 하는 방한도 검토했으나 세월호 침몰 사고로 따른 국가적 분위기를 감안해 차분히 관람만 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일본 국빈 방문을 마치고 이날 정오께 경기도 평택시 오산 미군 공군기지를 통해 입국했다. 우리 정부에서는 조태용 외교부 1차관이 나가 영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