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품산업을 사리자] 5. 금속소재

국내 금속소재산업의 현 주소를 단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금속소재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여기저기 널려 있지만 이를 제거하기 위한 역량은 태부족이다. 국내 금속소재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키 위해서는 환경친화적인 제품 및 공정개발과 함께 자동차·기계·건설 등 관련 산업의 안정적 발전, 전문인력 확충 등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최근 금속소재산업에서 자주 입에 오르내리는 단어는 「환경친화적 공정 및 제품」이다.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그린라운드 추진을 위한 노력이 가속화되면서 이에 대한 대비가 선결과제로 지적된다. 생산을 비롯한 최종제품의 사용·폐기·리사이클링 과정에서 환경 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는 새로운 금속 개발이나 공정개선이 급선무로 떠오르고 있다. 환경친화적인 제품및 공정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연구개발(R&D)을 위한 막대한 자본투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국내 업체들 중 대대적인 연구개발 투자에 나설 수 있는 것은 포항제철뿐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이다. 나머지 업체들의 경우,제한된 가용자금으로 적극적인 연구개발에 나서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완전 민영화를 앞두고 있는 포철도 주주들의 반발을 의식해 시장성을 외면한 대대적인 투자를 결정키는 어려운 형편이다. 포철은 현재 철강생산과정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소화하는 한편 에너지 사용량을 축소키 위해 용융환원제철법(코렉스공법)을 오스트리아 VOEST사와 공동개발, 오는 2,004년까지 상업화를 완료할 계획이다. 포철은 코렉스설비 매입에만 2,800억원을 투자했다. 여기에 상업화를 위한 운영비 등이 추가로 들어가야 한다. 결국 포철같은 대기업이 아니고는 이같은 대규모 투자는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것이 우리 금속소재산업의 현실이다. 금속소재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또다른 걸림돌은 금속소재에 대한 비탄력적인 수급구조라고 할 수 있다. 철강 및 비철금속 경기는 주요 수요처인 기계 등 다른 산업의 동향에 따라 춤을 춘다. 공급물량이 부족해 투자를 고려하면 어느새 수요가 급감하는 경우가 비일비재다. 따라서 만성적인 공급과잉 및 부족현상이 늘상 되풀이된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급물량이 부족하다고 선뜻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 제 2, 제3의 한보사태가 되풀이될 수 있는 게 우리 금속소재산업의 현실』이라고 밝혔다. 비탄력적인 수급구조와 함께 금속소재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것은 고급소재에 대한 수요부족이다. 포철의 한 관계자는 『이미 세게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포철은 수요자가 원한다면 인장강도가 높은 고급 철강제품을 공급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런 고급품은 가격도 높아 수요자들이 사용을 꺼린다. 이같은 상황에서 고급 철강제품을 생산키 위한 대규모 투자는 도박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포철이 리더나 다름없는 철강산업의 형편은 그래도 나은 편이다. 아연을 비롯한 비철금속의 형편은 더욱 열악하다. 인적자원 등 소프트 인프라스트럭쳐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공정개선이나 신소재 개발을 위한 노력을 가로막고 있다. 아연 제련업체의 한 관계자는 『현재 정부당국의 산업인력 정책은 전자, 통신 등 첨단 업종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대학을 졸업한 전문인력들은 비철금속 산업을 아예 3D 업종으로 간주해 거들떠 보지도 않는 실정』이라며 『정책적인 차원에서의 고급인력 공급이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가 금속소재산업의 발전을 위해 「산·학 협동」을 강조하지만 적어도 비철금속산업에 관한 한 국내 관련 학계로부터 충분한 지원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연 제련업체의 한 관계자는 『제조공정에서 환경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내 전문가들의 도움을 얻어 자체적인 기술개발노력을 경주했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가 외국업체에 비싼 라이선스비용을 지불하고 필요한 기술을 사와야 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비철금속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전문인력이 태부족인 상황에서 정부의 「산·학 협동」주장은 그저 립 서비스에 불과하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정문재기자TIMOT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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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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