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기하강·금융개혁대비 '내실 다지기'

경기하강·금융개혁대비 '내실 다지기'대기업 감량경영 본격돌입 재계가 본격적으로 감량경영에 돌입했다. 아직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는 기업은 눈에 띄지 않으나 일부 인력난을 겪고 있는 정보통신 분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신규 채용을 지난해 수준에서 동결하거나 기존 인력을 축소하는 추세다. 그러나 외자유치·자산매각 등을 통해 부채를 상환하거나 핵심분야에 투자를 집중하는 모습은 뚜렷하다.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자금난 여파를 최대한 차단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는 까닭이다. 더욱이 경기 경착륙 우려가 증폭되면서 가동률 축소를 적극 검토하는 기업들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왜 감량경영에 적극 나서나 우선 경기가 정점을 지나 하강국면으로 돌입,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될 것이라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2·4분기 이후 1년간 두자릿수 이상의 성장을 기록했지만 올 2·4분기에 9%대로 떨어진 데 이어 계속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윤종용(尹鍾龍) 삼성전자 부회장은 8월 월례사를 통해 『하반기 경영여건이 악화될 것』이라고 강조한 후 『경영관리시스템 선진화 등을 통해 내실을 다져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삼성등 3~5조 유동성확보 안간힘 투자·인력채용등 최대억제 '도미노' 경기하강 우려와 함께 금융구조조정에 대한 우려도 높다. 정부는 2001년 2월까지 기업 및 금융구조조정을 완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연내에 금융구조조정 여파로 기업들이 심각한 자금홍역을 앓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오는 12월에는 회사채 만기도래분이 무려 10조원에 달해 「잔인한 12월」을 예상하는 기업들이 많다. 투자계획도 미루거나 줄여=가장 탄탄한 유동성을 확보했다는 삼성을 비롯, 상당수 대기업들이 투자계획을 축소 조정하고 있다. 이들은 불요불급한 투자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투자는 최대한 억제하고 있다. 중견 대기업군에 비해 비교적 여유가 있는 4대 그룹마저 보수적인 자금 및 투자계획을 세워 「부자 몸조심」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삼성은 9월 중 바이오사업 신규법인을 설립할 방침이었으나 유보적인 자세로 돌아섰다. 또한 인터넷 등 벤처사업 등에 대한 투자도 축소해나갈 계획이다. 하반기 최대 과제가 안정적인 유동성 확보에 있는 만큼 불필요한 자금지출은 최대한 억제해나갈 계획이다. 삼성은 최소한 5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유지해나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LG와 SK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IMT-2000 관련 투자 외에는 대규모 투자를 자제하고 있다. 투자를 기존 설비의 유지 및 보수에 국한시키는 한편 계열사별로 필수적인 소규모 투자만을 집행할 계획이다. ◇신규 채용도 최소화 대기업들은 대대적 인력채용을 억제할 방침이다. 삼성·LG·SK 등 주요 대기업들은 신규 인력채용을 지난해 수준에서 동결할 계획이다. 이같은 신규 인력채용도 자연감소분을 대체하는 수준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대기업들은 대대적인 추가 감원은 계획하지 않고 있다. 단 일부 대기업의 경우 합병 등을 통해 중복되는 관리부문 등에 대해서는 감원도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SK는 지속적인 구조조정 차원에서 비주력 사업부문에서의 인력감축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유동성 확보에 전력 하반기 기업경영의 최대 화두는 단연 「유동성 확보」다. 삼성 등 주요 대기업들은 3조~5조원 이상의 유동성 확보 및 유지에 주력할 방침이다. 금융구조조정으로 자금경색이 불가피할 것으로 지적된 만큼 사전에 실탄을 최대한 비축해두겠다는 전략이다. 일부 대기업들은 한발 더 나아가 끌어모을 수 있을 때 가능한 한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해놓겠다는 입장이다. 주거래은행과의 단기차입 약정을 체결, 비상시에 대비하려는 기업들도 많다. 포철이 대표적인 예. 포철은 현재 1조7,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포철 관계자는 『운전자금 등의 용도로 이 정도 유동성이라면 충분하다고 보나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5,000억원 규모의 단기차입 약정을 은행과 체결했다』며 『아직 단기차입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아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리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문재기자TIMOTHY@SED.CO.KR 입력시간 2000/08/28 17:30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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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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