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계 "왜 그인가" 어리둥절

ADB부총재 역임등 국제금융통 명성 불구<br>산적한 경제현안 주도적 해결 역부족 지적

지난 70년대 고도성장 시절 ‘율산신화’의 주인공이었던 신선호 율산그룹 회장의 친형이자 국제금융통인 신명호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이 경제 부총리 제3의 카드로 부상하자 경제계와 시장은 “왜 그인가”라며 어리둥절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누가 그를 천거했는지도 관심거리다. 신 고문은 2003년까지 아시아개발은행(ADB) 부총재를 역임하기도 했으나 98년 주택은행장을 끝으로 사실상 국내 경제무대에서는 떠난 인물. 전남 고흥 출신의 신 고문은 율산그룹에도 몸 담았던 정문수 경제보좌관의 경기고, 서울대 법대 후배이다. 또 물러난 이헌재 전 부총리와 행정고시(6회) 동기로 막역한 사이다. 이런 역학관계로 정 경제보좌관이 천거했을 가능성도 거론되나 분명한 것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 전 부총리는 김병준 정책실장을 강력히 추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총리가 79년 재무부 금융심의관 시절 율산그룹 특혜대출로 물러난 적이 있어 신 고문과 이 전 부총리간에는 ‘율산’이라는 묘한 인연도 있다. 신 고문은 율산 특혜대출사건과 율산그룹 붕괴 이후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재무부에 계속 남아 국제금융국장(80년), 관세국장(88년), 제2차관보(94년) 등을 역임한 뒤 주택은행장과 ADB 부총재 등을 거쳐 2003년부터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로펌에서도 자신의 주특기인 국제금융 분야와 금융기관 인수합병(M&A) 분야의 자문을 맡아 상당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게 법조계의 후문이다. 태평양이 씨티은행의 한미은행 인수 때 칼라일과 JP모건 보유의 한미은행 지분을 장외 매수하는 과정에서 신 고문의 역할이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국제금융통으로서의 명성에 비해 산적한 경제현안을 주도적으로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적지않다. 재경부 쪽의 반응은 아예 차갑다. ‘온실 속의 화초’라고 폄하하기도 한다. 주택은행장 시절 활동에 대한 평가도 신통치 않다. 앞서 유력한 후보로 부각됐던 강봉균 열린우리당 의원의 경우 청와대 인사검증 과정에서 경제수석, 재정경제부 장관을 역임한 경륜 등에서는 합격점을 받았으나 아들의 병역문제가 논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은 특유의 추진력과 노무현 대통령과의 관계 등을 따져볼 때 적임자라는 평가가 있었으나 금감위원장에 임명된 지 불과 7개월밖에 되지 않은데다 97년 외환위기 당시 재경원 금융정책실장이었다는 점이 약점으로 거론됐다. 특히 시민단체의 차가운 반응도 제3의 인물론이 등장한 배경으로 작용한다. 참여연대는 지난 8일에 이어 10일 또다시 성명서를 내고 9일까지 노심(盧心)이 쏠렸던 윤 위원장에 대해 외환위기 당시 진도그룹 특혜대출 및 정경유착 의혹까지 제기하는 등 신임 부총리 기용에 강력히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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