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유럽중앙銀 기준금리 동결] 차기 총재 드라기 금리인하 총대 멜듯

"유로존 내년 본격 침체" IMF, 금리 인하 압박도… 커버드 본드 매입 카드 등 <br>역내은행 자금조달은 숨통

유럽중앙은행(ECB)이 6일 기준금리를 일단 1.5%로 동결하기로 했지만 11월 새 총재가 취임하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장 클로드 트리셰 총재는 "경제 강력한 하락 위험을 맞고 있다"며 "현재 금융시장의 긴장과 자금 경색이 하반기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경제 성장에 손상을 입힐 것"이라고 밝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통화금융정책회의에서는 금리 인하를 둘러 싼 격렬한 찬반 양론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트리셰가 금리 인하를 위한 문을 열어 뒀다"며 "ECB가 내년도 물가상승률을 2% 미만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 동안 트리셰 총재가 물가 안정을 위해 기준 금리 인하에 소극적 태도를 보여왔지만 앞으로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의미다. 일단 시장에서는 이번 ECB의 조치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 등 외신은 "400억유로 규모의 커버드본드 매입이 시행되면 역내 은행들의 자금조달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총 2조5,000억유로에 이르는 유로존 커버드본드 시장은 최근 커버드본드의 발행 비용이 급등하며 사실상 자금 조달 창구로서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같은 ECB의 대응에는 한계가 있어 궁극적으로 금리를 끌어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ECB의 금리 결정에 앞서 발표한 유럽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유로존 경기가 내년에는 본격적인 침체에 빠져들 수 있다"며 "최근 물가 상승압력이 낮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럽 각국이 유럽안정화기금(EFSF) 증액, 시중 은행 자본 확충 등 막대한 자본을 들여야 하는 위기 관리에 나서기 전에 우선 실물 경기부터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대한 시장의 공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준 금리를 계속 묶어 두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더구나 프랑스와 벨기에의 합작은행인 덱시아가 유로존 위기가 불거진 이후 처음으로 구조조정에 돌입해 ECB의 신속한 대응을 촉구하는 압력도 거세지고 있다. 다이와 인터내셔널의 토비아스 블래트너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조치는 유럽 은행에 유동성을 공급해 방화벽을 치는데 초점을 맞췄다"며 "ECB가 경기 방어를 위해 12월에는 금리를 내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장 클로드 트리셰 총재가 이달 말 물러나는 대로 본격적인 금리 인하 논의가 시작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차기 총재로 내정된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가 '총대'를 멜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금리 인하를 지속적으로 반대해 온 트리셰 총재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드러내 당장 다음달에 금리 인하가 단행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용어설명 커버드본드=금융기관이 보유한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이나 공기업 채권 등을 담보로 발행하는 유동화 채권을 의미한다. 우량 자산을 담보로 잡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 채권으로 분류되며 은행들의 자금 조달 창구 역할을 한다. 최근 유럽 은행들의 신용 경색 여파로 커버드본드 발행 비용이 높아져 신용 경색을 불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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