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후보경제정책 집중점검] <4·끝> 경제현안 해법

[후보경제정책 집중점검]경제현안 해법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경제현안을 풀어가는 데 정부의 개입을 배제하고 시장경제 원리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시장경제의 시스템을 작동하되 어느정도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두 후보는 가계부채, 부동산 대책 등 경제현안에 대한 해법도 각각 다르다. ◆가계부채 빚이 많아 파산에 직면한 신용불량자들이 급증하면서 가계부채가 경제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는 최대 걸림돌로 등장했다. 여기에 대한 두 후보의 처방은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후보는 정부가 실시중인 개인워크아웃제도와 개인회생제도에 대해 실효성 의문을 우려하면서 "좀더 지켜본 후 개선방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임태희 제2정조위원장은 "500만원 미만의 '소액 신용불량자'의 경우 3개월간의 신용불량 등록 유예기간을 둬 불량자 양산을 최대한 억제하고 원금이나 이자 상환을 1년 또는 3년짜리 대출로 전환해 주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이 후보는 은행들이 개인신용대출에 대해 보험가입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중이다. 그러나 노 후보의 처방은 정반대다. 개인워크아웃제도의 적용범위를 크게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노 후보는 적용대상을 '3개 이상 금융회사에 진 빚이 5,000만원 이하'에서 '2개이상 금융기관, 3억원'으로 6배 확대했다. 노 후보는 또 신용불량자가 신청자격이 없더라도 보증인이나 배우자, 또는 직계 존비속 등이 채무변제에 동의할 경우 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두 후보 모두 금리인상에는 신중하다. 이 후보는 "지금은 경제상황이 나쁘고 개인빚이 위험수위에 올라 금리인상은 부적절하다"고 말했고, 노 후보는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스스로 결정할 일"이라며 입장표명을 유보했다. ◆부동산 문제 이 후보나 노 후보나 부동산투기는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강도면에서는 미묘한 차이가 보인다. 이 후보는 주택공급을 늘려놓으면 투기는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후보는 이와 관련, 대통령직속 '서민주거안정기획단'을 설치하고 '5년동안 주택 230만호 공급'과 '주택구입자금 지원' '분양가 30%인하' 등의 처방을 제시했다. 노 후보의 주택공급 약속도 이 후보와 큰 차이는 없다. 그러나 노 후보는 "투기는 뿌리뽑겠다"며 투기억제 의지를 강조했다. 노 후보는 "중ㆍ대형 주택의 경우 시장원리에 맡기되, 과세강화로 집값 현실화"를 약속했다. 민주당 강봉균 특보는 "부동산투기억제수위를 지금보다 더 높여서라도 투기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기업구조조정 이 후보는 기업구조조정에 관한 한 하이닉스, 현대투신 등 진행중인 사안외에는 "더 이상 판은 더 벌리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이제부터는 시장원리에 따른 경쟁과 퇴출을 유도하겠다는 뜻이다. 이 후보는 하이닉스 처리문제와 관련해 "현 정부처럼 무조건적인 해외처분 보다는 선(先)정상화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부실기업을 퇴출하는 시장시스템을 상시화해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기업 민영화 이 후보는 국가가 소유할 필요가 없는, 경쟁을 통해 경영원리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경우 공기업은 원칙적으로 민영화한다는 입장이다. 대신 이 후보는 공기업 민영화로 특정산업이 독점될 것에 대비해 민간과 정부가 함께 경영하는 '중간단계'의 민영화도 검토하고 있다. 노 후보는 공기업 민영화를 찬성하지만 섣부른 민영화는 반대하고 있고, 경영의 효율성을 높여 경영개선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물경기 처방 이 후보는 '외환보유고 외에는 향후 경기를 낙관할만한 요인이 없다"며 "디플레이션(물가하락속 경기침체)이 발생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필요할 경우 현재 중립기조로 맞춰져 있는 경제정책기조를 부양기조로 틀 수 있음을 가늠케하는 대목이다. 노 후보측의 시각은 다르다. 미국경기 불안, 소비위축 등 불안요인이 있지만 수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등 우리경제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노 후보의 경기처방은 현재의 경제정책기조를 이어가면서 가계대출, 부동산등 문제가 생기는 부문을 위주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홍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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