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나라 새 지도부 "손발 안맞네"

홍준표 대표 당직 인선에 최고 위원들 반발<br>내년 총선 성패 가를 정책노선 논의도 못해

한나라당 지도부가 또다시 '봉숭아 학당'이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홍준표 대표가 당직인선에 '자기 사람'을 심는다는 최고위원들의 불만이 커지면서부터다. 특히 이번 당직인선은 내년 총선 공천 논란과도 맞닿아 있어 누구도 양보하지 않을 듯한 분위기다. 당직 논란이 길어지면서 정작 내년 총선의 성패를 가름하는 정책노선 논의는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정책에서도 대표와 최고위원, 원내지도부 간 주도권 다툼이 불거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홍준표 리더십'이 연이어 시험대에 오르는 셈이다. 계파가 없는 홍 대표지만 전당대회에서 자신을 도운 인물들을 당직에 중용하려다 보니 최고위원들은 '경선파티를 한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논란이 되는 당직은 총선 공천 업무와 연관된 당 사무총장과 제1ㆍ2사무부총장, 여의도연구소장이다. 최고위원들의 반발에 홍 대표는 8일 "현재 최고위원들과 협의하고 있으며 다음주까지 인선을 끝낼 것" 이라고 몸을 낮췄다. 그러나 홍 대표는 영남 출신 재선 의원이자 자신과 가까운 김정권 의원을 사무총장에 내정하려는 방침을 바꾸지 않고 있다. 대신 그는 최고위원들과 일대일로 통화하며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당 대표와 호흡이 맞는 사무총장이 필요하다'는 논리로 설득에 나섰다. 하지만 한 최고위원은 "사무총장은 총선에서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을 텐데 홍 대표 사람으로 뽑으면 공천을 대표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이라면서 반발했다. 홍 대표는 최고위원들에게 당직자 후보 추천을 요청했지만 이들은 "갈라먹기가 된다"며 거절했다. 최고위원이 수도권에 몰렸으니 당직은 영남을 배려해야 한다는 홍 대표의 원칙 역시 일부 수도권 출신 최고위원들이 "영남 출신인 홍 대표가 자기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당직 논란이 이어지면서 정책노선을 둘러싼 논의는 불조차 붙이지 못하고 있다. 무상급식, 대학등록금 부담 완화, 대북정책, 당청관계 등은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물론 황우여 원내대표가 이끄는 원내 지도부와 견해차가 존재한다. 정책을 놓고 당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좌클릭'하고 있지만 정도는 저마다 다른 것. 유승민 최고위원은 "연말까지는 정책 논의를 해야 한다"고 했고 나경원 최고위원은 "당직 논란은 국민들이 관심도 없다. 정책을 놓고 한바탕 논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법인세 추가 감세에 대해서는 홍 대표를 비롯해 유승민ㆍ남경필 최고위원이 찬성하지만 나 최고위원은 기업의 경쟁력을 무시하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유 최고위원과 중도적인 남 최고위원 간의 생각이 다르다. 공천개혁에 대해서도 나 최고위원은 완전경선을 주장하며 새로운 제도 도입을 서두르고 있지만 정작 홍 대표는 "새로운 제도 도입은 필요없다"면서 반대하고 있다. 당청관계 역시 유 최고위원은 철저한 차별화를 주장하지만 홍 대표를 비롯해 나ㆍ원 최고위원은 조율을 중시한다. 정책을 놓고는 홍 대표와 원내대표단 간 마찰도 예고돼 있다. 홍 대표가 이끄는 서민정책특위와 정책위 간에 구체적인 정책을 놓고 견해가 다르기 때문이다. 서민특위는 과거에도 정책위와 주도권 다툼을 벌인 바 있다. 정책위 관계자는 "당헌 당규상 정책은 원내지도부가 책임지는 것"이라면서 "10일로 예정된 최고위원ㆍ정책위 위크숍에서 이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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