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신한, 제멋대로 경영'에 쐐기박기

금융당국 수장들 "신한, 아직 정신 못차렸나"<br>법적 해석 내세우며 악수 두자 공개 경고나서<br>"신한사태 최대한 빨리 봉합하자" 의도도 깔려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스톡옵션 행사 허용에 대해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이 직격탄을 날린 데는 신한금융의 내맘대로식 경영을 금융당국이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또 일부 경영진의 입김에 금융사가 휘둘리는 것을 막고 신한 사태를 최대한 빨리 봉합하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제멋대로 경영에 최후통첩=금융당국은 올 들어 신한 사태에 대한 감정을 기회 있을 때마다 드러냈다. 지난달 1일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신한의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 특정 인사가 개입하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 "당국의 인내심을 시험하지 말라"고 공개 경고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한 측은 법적 해석에만 기대 잇달아 악수를 뒀다. 류시열 회장 대행의 본인 투표건이 대표적인 사례. 당시 신한은 '자신에게 투표하는 게 말이 되냐'는 논란이 일자 법무법인 의견을 근거로 '법적 하자가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결국 류 회장이 지난달 8일 자진사퇴하는 형식으로 사건은 마무리됐다. 라 전 회장의 스톡옵션 일부 행사 허용도 같은 맥락이다. 신한 측은 "회사에 손실을 끼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급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형식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이 같은 반응에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2일 김석동 위원장과 김종창 원장이 한목소리로 신한금융지주에 변화를 요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스톡옵션 21만2,241주를 행사해 20억원(세후)가량의 평가차익을 챙긴 라 전 회장은 비판 논란이 거세지자 나머지 스톡옵션 9만5,113주를 자진반납하기로 결정했다. ◇계속되는 은행권 스톡옵션 논란=이번 스톡옵션 논란 이전에도 은행권에서는 은행장에게 주어지는 스톡옵션을 두고 뒷말이 많았다.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은 지난 1998년 10월 말 주택은행장을 맡으면서 월급 1원을 받는 대신 스톡옵션 40만주(기준 행사가격 5,000원)를 받았다. 이후 김 전 행장은 옛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합병을 성공시키고 실적을 개선해 주가를 높인 뒤 스톡옵션으로 받았던 주식을 처분해 100억원 이상의 차익을 남겼다. 그는 은행 주가가 최고점에 올랐을 때 보유주식을 한 번에 내다팔아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은행권 임직원의 성과급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로부터 외화차입 지급보증, 자본확충펀드 등의 각종 지원을 받은 은행들의 경영진이 높은 성과보수를 챙기는 것은 도덕적 해이라는 지적이었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지난해 '금융회사 성과보상체계 모범규준'을 만들어 은행 등 금융회사는 경영진 성과급을 3년 이상 걸쳐 나눠 지급하도록 못박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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