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투자자 중 한 명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얼마 전 (부를 독식해 온) 미국 갑부들이 세금을 더 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 또한 “자본주의의 열매는 세상의 빈자들에게 이르지 못하고 부자들에게 우선적으로 돌아간다고 확신한다”고 지적했다. 과연 자본주의는 악(惡)인가. 이 명제에 답하기 위해 포브스 미디어그룹의 회장인 스티브 포브스가 저널리스트인 엘리자베스 아메스와 함께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존재 이유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자본주의를 되짚어본다. 저자는 “자본주의를 오해한 탓에 대중은 월마트 같은 민간 대기업들의 시장 지배력을 지나치게 비판하면서도, 그보다 훨씬 큰 지배력을 보유한 정부가 오늘의 경제 재앙에 기여한 부분은 미처 깨닫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주장에 대한 근거로 미국 정부에서 설립한 거대 금융기관인 패니 메이와 프레디 맥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시장의 붕괴에 중추적 역할을 한 점이나 정부의 의료보험제도인 메디케어(노인의료보험제도)와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장제도)가 오늘날 의료 시장의 역기능을 초래한 점 등을 꼽았다. 저자는 ▦자본주의는 도덕적인가 ▦자본주의는 잔인하지 않은가 ▦부자들은 타인을 희생시켜 더 부유해지지 않는가 ▦자유무역과 세계화는 다른 나라의 경제를 파탄내지 않는가 등 현실적인 질문을 던지며 자본주의에 대한 일반의 오해에 조목조목 반박한다. 예컨대 자본주의는 도덕적인가라는 의문에 대해 저자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부정한 행위들이 나타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부정한 행위는 어디서나 나타나며 오히려 ‘체제’라는 관점에서 보면 자본주의가 다른 어떤 대안보다 도덕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자본주의를 오해하는 사람들은 민주자본주의가 사람들의 물질적 행복에도 기여해 왔다는 도덕적 측면의 중요성은 깨닫지 못한다”며 “개인의 자유와 경제적 자유를 억압하며 국민들을 빈곤과 기근으로 몰아온 북한, 베네수엘라, 구 소련의 부도덕함에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저자는 “자본주의의 번영과 경쟁력은 자유시장 경제와 민간의 성공을 바탕으로 건설됐다는 점은 자명하다”면서 “지난 30여년의 경제 성장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민간 기업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해결책도 제시했다. 1만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