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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 낮춰도 기업들 외면… 지은 지 두달 된 건물도 텅텅

연말까지 공급량 더 늘어나 오피스간 출혈경쟁 계속될듯<br>"떠나가는 임차인 붙잡아라" 중소빌딩 리모델링 나서기도

유명 임차인 모집을 위해 파격적인 가격 할인 등 인센티브를 제시하며 바겐세일 경쟁을 벌이고 있는 대형 오피스빌딩들이 서울 도심에 빼곡히 들어서 있다. /김동호기자


임대료 낮춰도 기업들 외면… 지은 지 두달 된 건물도 텅텅 [도심 오피스는 바겐세일 중]연말까지 공급량 더 늘어나 오피스간 출혈경쟁 계속될듯"떠나가는 임차인 붙잡아라" 중소빌딩 리모델링 나서기도 김경미기자 kmkim@sed.co.kr 유명 임차인 모집을 위해 파격적인 가격 할인 등 인센티브를 제시하며 바겐세일 경쟁을 벌이고 있는 대형 오피스빌딩들이 서울 도심에 빼곡히 들어서 있다. /김동호기자 #1. 서울 중구 회현동에 위치한 스테이트타워는 완공된지 2달이 지났지만 아직 건물이 텅 빈 채로 남아 있다. 임차기업을 위한 호텔식 컨시어지 서비스, VIP를 위한 멤버십 클럽 등 다양한 서비스를 갖췄지만 주변 대비 높은 임대료로 인해 기업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광화문이나 을지로 등 A급 입지의 빌딩들과 비교해 기업들의 선호도가 떨어지는 입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월 임대료를 상대적으로 비싼 3.3㎡당 10만원 후반대로 책정했다"며 "인근에서 저렴하고 질좋은 오피스가 쏟아지는 마당에 굳이 비싼 임대료를 지불하겠다고 나서는 기업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2. 지난 6월 준공된 중구 수표동 청계천변 시그니처타워도 9만9,000여㎡의 건물도 대부분 비어 있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500㎡ 규모를 제외하곤 아직 대부분이 면적이 임차인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건물의 앞뒤로 재개발이나 대형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 조망권적인 측면에서 다른 빌딩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게 이유인 듯하다"고 설명했다. 도심 오피스 시장이 쏟아지는 공급물량으로 인해 요동치고 있다. 올 들어 준공된 연면적 3만㎡ 이상 신축 프라임 빌딩 대부분이 텅 빈채로 남아 있는 것이다. 임대료, 조망권, 입지 등 모든 부분이 만족할만한 소수의 빌딩만이 기업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반면 기업들은 마음에 드는 오피스 빌딩을 입맛에 맞게 골라갈 수 있는 입장에 놓였다. 오피스자산관리업체 SIPM의 박형중 수석연구원은 "항상 사무실이 부족해 공실률이 1% 선에 그치던 도심 오피스 시장에 이 정도의 공급이 한꺼번에 쏟아진 것은 시장이 형성된 이래 처음인 셈"이라며 "건물주들도 경쟁적으로 임차인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당분간 '수요자 위주'의 시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년에 2~3개월 무상임대는 기본, 실질 임대료도 하락세=도심 프라임 오피스의 공실률이 치솟자 각 건물들의 '임차인 모시기' 전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임차기업의 면적, 계약기간에 따라 일정 기간의 렌트프리(무상임대)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임대료도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 오피스중개업체 콜드웰뱅커의 임덕순 대표는 "기존 무상임대기간은 많이 줘야 1년 계약에 1개월 선이었는데 요즘에는 임차 면적만 좀 크다면 1년 계약에 2~3개월까지도 협의가 되는 상황"이라며 "관행적으로 매년 임대료를 올리던 현상도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 역시 "미래에셋 센터원의 경우 임대 초기에는 도심 최대규모 오피스답게 3.3㎡당 13만원에 육박하는 월 임대료를 책정했지만 현재는 10만~11만원 선까지 떨어졌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7월에는 시그니처타워와 중구 저동 101파인애비뉴 빌딩 간에 SK건설이라는 대형 임차인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과열되며 5년 임대에 무려 25개월의 무상임대 기간이 제시되기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공실률 상승의 이유로는 단연 '공급 과잉'이 이유로 꼽힌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구ㆍ종로구 일대에서 공급된 업무용 빌딩은 프라임급만 해도 10여개 동 80만여㎡에 이른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도심 프라임급 오피스 시장이 200만㎡ 규모였던 것을 감안하면 총 면적의 40%에 이르는 물량이 1년 사이 쏟아진 셈이다. 도심 오피스 중심지인 중구에 센터원(수하동)ㆍ시그니처타워ㆍ스테이트타워남산ㆍYG타워(다동)ㆍ101파인애비뉴 등이 각각 들어섰고 종로구 중학동엔 '트윈트리' 가 자리를 잡았다. ◇올 연말까지 공급피크, 임대차 시장 더욱 과열될 듯=전문가들은 올 연말까지 도심 오피스 시장에 공급이 늘어나는 만큼 당분간 공실률 상승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데 의견을 모았다. 공급은 지속되고 있는데 반해 공실을 대거 해소해줄 만한 대형임차기업들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빌딩전문 컨설팅업체 알투코리아의 김태호 시장분석팀장은 "도심 오피스는 대부분 펀드가 소유하고 있어 임대수익률보다는 매각차익을 끌어올리는데 치중하는 투자 형태를 보인다"며 "추후 매각시 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대형임차기업을 장기간 유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현재 도심 오피스의 공급면적을 모두 메울만한 대형기업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소수의 대형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오피스들의 출혈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는 빌딩은 종로ㆍ충무로 등 도심 권역내 중소형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부동산자산관리업체 세빌스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프라임급 오피스 공실의 59%는 AㆍB급 빌딩에서 이전한 수요 덕에 해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덕순 대표는 "프라임급 오피스의 경우 임대료 조정만 잘 되면 들어가려는 수요는 사실 꽤 많은 편"며 "문제는 임차인들이 빠져나가는 도심내 AㆍB급 빌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실제 중구 J타워의 경우 9만원대 후반에 책정되던 임대료가 9만원 초반 선에서도 협의되는 등 실질 임대료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중소 오피스 빌딩들 가운데선 호텔 등의 숙박시설로 리모델링하거나 나가려는 임차인을 붙잡기 위해 리모델링으로 새 단장을 하는 사례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구에 위치한 와이즈빌딩(을지로 2가), 삼윤빌딩ㆍ청방빌딩(충무로 2가) 등 중소형 빌딩들이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거나 계획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임 빌딩에 둘러싸인 한화빌딩(장교동)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내부 리모델링에 들어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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