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은행들이 원화로 적립하고 있는 부실외화자산 대손충당금을 외화로 적립토록 유도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최소한 20억달러 이상의 외환수요가 새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한은은 29일 오전10시 국내은행 국제담당임원회의를 열어 금융기관이 국내외 외화대출에서 발생한 부실외화자산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앞으로는 외화로 적립하는 방안을 실행키로 했다.
윤귀섭(尹貴涉) 한은 부총재보는 『부실외화자산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외화로 적립한다는 외국환포지션 정상화방안에 이날 회의 참석자 전체가 동의했다』고 밝혔다. 각 은행들은 우선 30일까지 각 행별 부실외화자산 관련 대손총당금 적립행태와 규모·개선계획을 한은에 제출키로 했다.
한은 관계자는 『이르면 다음달부터 외화자산 대손충당금 적립금을 마련하기 위한 은행들의 달러 수요가 나올 것』이라며 『다만 은행들이 일시에 달러를 사들일 경우 자금·외환시장 교란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순차적으로 달러를 매입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또 은행들이 원화로 적립하던 대손충당금을 외화로 쌓는 과정에서 유동성이 부족할 경우 환매채(RP) 등을 통해 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최근의 환율 움직임은 수급보다 심리적 요인에 의한 경향이 짙다』며 『외환당국의 이같은 방안으로 외환수급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같은 움직임이 시장에 알려지면서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달러당 1,154원10전까지 떨어졌던 환율이 오름세로 돌아서 29일 하오 1,156원에 거래됐다. /권홍우 기자 HONG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