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컴퓨터특집] PC의 역사

최초의 PC는 지난 75년 에드워드 로버츠가 개발한 「알테어8800」. 이 제품은 비록 보잘 것 없었지만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등 현재 전세계 컴퓨터산업을 쥐고 흔드는 주인공들에게 꿈을 심어줬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스티브 잡스는 알테어가 등장한 이듬해인 76년 「애플」이라는 새로운 PC를 개발했다. 애플은 첫해에 12만대라는 그 당시로는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하며 반짝했지만 그 뒤로는 IBM-PC에 밀려 계속 고전하게 된다.애플이 인기를 얻던 76년만 해도 컴퓨터 시장은 제왕이 없는 춘추전국시대였다. IBM도 수많은 PC메이커중 하나였을 뿐이었다. IBM이 PC시장의 패권을 잡게 된 것은 16비트 컴퓨터를 발표한 뒤부터. 8비트나 16비트는 컴퓨터의 CPU가 한번에 얼마 만큼의 데이터를 처리하느냐를 가리키는 말이다. 한마디로 한번에 8명씩 싣고 다니는 버스냐, 16명씩 태워 나르는 버스냐의 차이다. 81년 IBM은 인텔사가 개발한 16비트 짜리 칩인 8088을 탑재한 「PC-5150」을 발표, 돌풍을 일으켰다. 4.77㎒의 속도에 256KB의 메모리. 지금 생각하면 전자수첩만도 못한 제품이었지만 당시만 해도 고성능 PC의 대명사였다. IBM은 이 기술을 무료로 공개해 수많은 호환기종을 시켰다. 이 공짜 마케팅이 성공을 거두어 그때부터 PC 하면 IBM사의 제품과 호환이 되는 IBM-PC를 연상시킬 만큼 IBM은 시장의 지배자로 자리잡게 된다. 이후 PC의 명칭은 CPU의 이름을 따서 불리게 되고, CPU 제조업체인 인텔사가 시장의 주도세력으로 떠오르기 시작한다. 인텔은 82년 80286, 85년 80386, 89년 80486을 잇따라 발표했다. 그때마다 286PC, 386PC, 486PC로 주도 제품이 바뀌었다. 지금은 인텔이 92년 여름 발표한 펜티엄칩의 계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386시대가 열릴 때 쯤 IBM이 독자노선을 선언하면서 IBM시대는 서서히 막을 내리게 된다. 기술을 공개하며 호환기종을 허용하던 IBM은 386칩을 장착한 PS/2라는 비밀기종을 시장에 내놓고 OS/2라는 독자 운영체계를 고집했다. 브랜드파워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혼자 독차지하려는 시도는 컴팩 등이 생산한 호환기종의 386PC에 밀리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CPU시장의 인텔, OS의 마이크로소프트, PC시장의 IBM이라는 3각 독점구조는 무너지게 됐다. 이진우기자MALLIA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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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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