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안전마케팅 나선 학원가

성범죄 강사 거르고 인터넷 강의땐 유해사이트 차단<br>가맹점 개설 과정 심층면접 실시


서울 마포구의 학부모 이승희(41)씨는 중학교 1학년 딸의 영어학원 선택이 고민이다. 일부 학원들이 성범죄 경력을 조회하지 않은 채 원어민 강사를 채용해 적발됐다는 뉴스를 접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정보를 공개한다고 하지만 학부모들이 쉽게 알 수 없는데다 정작 공개된 정보를 접해도 과연 믿을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11일 학원가에 따르면 최근 학부모와 학원생들의 불안을 감안해 강사에 대한 인성검사와 심층면접을 실시하는 교육업체들이 늘고 있다. 프랜차이즈 학원을 운영하는 A업체의 경우 가맹점 개설시 전과와 성범죄 이력이 없는 사람에게 운영 자격을 주고 있다. 원장을 포함해 모든 강사를 대상으로 인성검사와 심층면접을 실시하고 있는데 만약 검사와 면접에 불합격하면 가맹점을 낼 수 없다. 법적으로 모든 학원들은 강사 채용시 성범죄 등의 경력 조회를 반드시 해야 한다. 여기에 일부 교육업체들은 학부모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성범죄 등 경력조회에 추가로 인성검사와 심층면접까지 진행해 한층 엄격하게 자격 검증을 하고 있는 것이다.

수강생들이 인터넷 강의(인강)를 들을 때 유해사이트 접속을 사전에 차단하는 서비스도 인기다. '인강집중모드'로 불리는 이 서비스는 매달 일정 금액을 내면 자동으로 음란사이트나 메신저, 인터넷 사용 등을 차단한다. 또 외부에서 휴대폰으로 컴퓨터 전원상태나 접속 사이트, 사용시간 등을 확인하고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다. 자녀의 컴퓨터 사용을 일일이 지도할 수 없는 맞벌이 학부모들 사이에서 널리 확산되고 있다.


퇴근이 늦거나 주말 근무로 바쁜 학부모들의 경우 입장료를 내면 시간제한 없이 머물 수 있는'영어도서관'을 활용한다. 영어도서관에는 아이들의 영어 학습을 도와주고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매니저들이 상주하고 있어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초등학교 3학년 남자 아이를 영어도서관에 보내고 있다는 양천구의 김유진(35)씨는 "오후9시까지 운영하기 때문에 퇴근이 조금 늦어져도 안심할 수 있다"며 "사용 제한 시간이 없어 주말에는 가끔 하루 종일 머물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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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석 쎈수학러닝센터 본부장은 "안심하고 자녀를 밖에 내보내기 어려운 사회 환경이 학부모들의 학원이나 교육 프로그램 선택의 성향을 바꾸고 있다"며 "공부를 잘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안심하고 자녀를 보낼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조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교육전문가는 "앞으로는 성적뿐 아니라 올바른 가치관 확립과 함께 자녀의 안전을 고민해주는 교육업체가 학부모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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