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與 당노선 '실용' 쪽으로

■ 열린 우리당 문희상 의장체제 출범<br>文의장 중앙위원 2명 '내사람' 지명 예상<br>보안법등 개혁입법 처리태도 유연해질듯

다소의 이변은 있었지만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지난 2일 잠실 체조경기장에서 펼쳐진 열린우리당 전당대회는 ‘문희상 의장’ 체제를 출범시켰다. 새 지도부에는 실용과 개혁진영의 인사가 균형있게 포진해 있지만 향후 당의 노선은 실용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 대의원들의 선거로 선출된 5명의 상임중앙위원으로는 실용파로 분류되는 문희상, 염동연 의원과 개혁파인 장영달, 유시민 의원, 그리고 중도파라고 할 수 있는 한명숙 의원이 결정됐다. 개표결과를 분석해보면 실용주의 진영의 약진과 재야파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다. 문희상 대세론대로 결과가 나왔으나 염동연 후보가 2위를 차지하고 여론조사에서 줄곧 2위를 달리던 김두관 후보가 간발의 차로 낙선한 점이 이변으로 꼽힌다. 염동연 의원은 당초 탈락권을 맴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당권파인 정동영계와 국민참여연대의 지원에 힘입어 2위에 올랐다. 탈락권으로 분류됐던 장영달 의원도 막판 재야파 소속 현역의원들이 총동원된 필사적인 ‘장영달 살리기’에 힘입어 3위를 차지했다. 탈락한 김두관 후보는 유시민 후보의 ‘반(反) 정동영계, 친(親) 김근태계’ 발언의 피해자로 꼽힌다. 이 발언으로 유 의원이 궁지에 몰리자 개혁성향 대의원들이 상대적으로 당선 안정권으로 분류됐던 김 의원 대신 유 의원에게 표를 던졌다는 분석이다. 선출직 상임중앙위원은 실용과 개혁성향 의원들이 골고루 올랐지만 문 의장이 지명직 상임중앙위원 2명을 자신의 노선을 보완해 줄 인사로 채우게 되면 열린우리당 2기 지도부의 성격은 실용 쪽에 무게가 실리게 된다. 이에 따라 국가보안법 등 개혁입법 처리과정에서 여당의 태도가 유연해질 것으로 보인다. 문 의장은 당선 직후가진 기자회견에서 “개인적으로는 국가보안법이 폐지돼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여야가 합의한다면 대체입법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말한 것도 이런 예상을 뒷받침한다. 또 원내 사령탑인 정세균 원내대표도 실용적인 접근 방식을 강조해오고 있기 때문에 올해부터 조성된 여야간의 ‘상생’ 분위기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야당과의 합의결과에 대해 개혁파 상임중앙위원들이 반발에 나설 경우 지도부 내에서 노선투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염동연 의원이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민주당과의 통합 논의에서도 충돌이 예상된다. 문 의장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계보인 동교동계 출신으로 민주당과의 합당에 반대하지 않는 입장이다. 문희상 당의장은 ‘개혁과 민생의 동반성공’을 내세우며 통합적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다. 선거운동기간동안 벌어졌던 실용 대 개혁의 대결구도에 대해서도 “민주정당으로서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문 의장이 자신의 말처럼 내부의 노선차이를 통합적으로 조정해낼 수 있을 지의 여부가 향후 여당의 진로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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