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산업] 경기회복 기대심리 대기업투자 "진행중"

대기업들이 설비투자를 늘릴 움직임을 보이면서 대표적인 설비자금 공급처 인 산업은행으로 자금수요가 몰려들기 시작했다. ‘반짝 수요’냐, 아니냐 에 대해서는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지난해와 비교한 2ㆍ4분기 설비자 금 수요 증가폭이 45%나 된다는 점은 그 자체로 상징성이 있다는 게 산은의 분석이다. 아직 가시화하지 않고 있는 경기회복에 대한 어느 정도의 공감대가 형성되 며 대기업들이 서서히 설비투자를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는 것이다. ◇대기업 설비투자 "이미 진행"= 산은의 올 2ㆍ4분기 설비투자자금공급 예상액 2조3,000억원은 각 지점을 통해 거래기업의 자금수요를 일일이 조사해 집계한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추정한 자금공급 예상액은 대개 실제 대출집행액과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 로 정확하다. 산은의 한 관계자는 “1ㆍ4분기에는 지난해에 비해서도 설비투자자금의 공 급이 부진했는데 2ㆍ4분기 자금수요는 예상 외로 많아 내부적으로 원인분석을 해봤다”며 “대기업들이 산은의 정책자금 등을 활용해 낙후된 설비를 대거 교체하는 등 선행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설비 연수가 거의 한계에 와 있다는 시기적 요인과 경기회복 기대심리가 맞물려 실제 투자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특히 대기업 위주의 설비투자 움직임은 하청업체인 중소기업에도 파급효과 가 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기업은행의 시설자금대출도 지난 3월 말 현재 신규 공급액이 4,300억원으로 전년동기(4,030억원)보다 소폭이나마 늘어났다. 또 월별로 보면 지난달 시설자금 공급액은 1월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났다.예년에도 연초에 비해 점차 대출수요가 많아지기는 했지만 올해는 증가속도와 폭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기업은행이 최근 내부적으로 조사한 중소제조업생산지수도 2월 101.5로 지 난해에 비해 5.5포인트 상승하며 기준치(100)를 넘어섰다. 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생산지수가 중화학공업 중심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기업들의 생산이 증가세로 돌아서 앞으로 설비투자가 늘어날 수 있는 상황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대출 연체율 상승이 발목= 설비자금대출이 확실한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지만 내수침체 장기화에 따른 경영악화가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기업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은행들 이 추가대출을 꺼린다는 점이 문제다. 수출 중심의 대기업들이 설비투자를 선도하면 이러한 분위기가 내수 대기업과 중소 제조업체로 확산돼야 하는데 그 고리가 불안하다는 지적이다. 우리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최근 2~3년간 중소기업대출이 많이 늘면서연체율이 높아져 대출을 하기가 쉽지 않다”며 “소규모 중소기업의 경우설비투자를 위한 대출이 어려워 신규투자는 당분간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국내기업들이 해외 직접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도 국내 설비투자회복세를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동석 KDI 연구위원은 “수출과 생산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설비투자도 바 닥을 치고 회복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2~3년간 기업의 설비투자가 감가상각을 대체하는 수준에 불과했기 때문에 경기회복만 뒷받침 되면 보류했던 투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홍길기자 what@sed.co.kr <저작권자ⓒ 한국i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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