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4일(이하 현지시각) 예상대로 연방기금 금리를 0.25%포인트 올린데 이어 내년에도 이같은 `점진적'인상 노선을 유지할 것으로 월가에서 관측됐다.
월가 관계자들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이번에 금리를 2.25%로 인상키로하고 발표한 성명이 여전히 성장 위축과 인플레 상승 위험이 `같은 수준'이라는 점을 언급하고 있음을 주목하면서 이는 당분간 금리가 0.25%포인트씩 인상될 것임을예고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연방기금 선물 추이를 근거로 FRB가 내년 2월 1-2일의첫 FOMC 회의 때 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확률이 98%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어 3월 22일의 두번째 회동에서 같은 조치가 취해질 확률도 81%로 분석됐다.
블룸버그는 앞서 이번 FOMC에서 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확률을 100%로 예상했다. 이번 FOMC 회동은 12명의 통화정책위원 전원이 금리 인상에 찬성한 것으로 발표됐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FRB의 점진적 금리 인상이 내년 어느 시점에서 멈출것이냐는데 모아지면서 사실상의 목표 금리인 `중립 수준'에 대한 얘기가 또다시 활발하게 오가기 시작했다.
블룸버그와 CNN 머니 및 다우존스는 월가에서 추정되는 중립 수준의 연방기금금리가 3.5% 내외라고 전했다. 따라서 이번에 금리가 2.25%로 올랐지만 여전히 추가상승의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내년 금리상승 추이에 대해 BMO 파이낸셜 그룹의 살 과티에리 수석애널리스트는AFP에 "FRB가 내년 2월과 3월에 각각 0.25%포인트씩 올린 후 경기 추이를 파악하기위해 당분간 인상을 자제하지 않겠느냐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추가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AP는 월가 전문가들을 인용해 내년들어 8월까지 소집되는 5차례의 FOMC 회동 때마다 0.25%포인트씩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FRB의 향후 금리 인상폭이 0.25%포인트보다 확대될 것이냐에 대해서도 부정적인견해가 우세하다.
CNN 머니는 이번 FOMC 회동 후 발표된 성명에서 사용된 표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런 관측의 타당성을 찾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즉 성장 위축과 인플레 상승의위험이 같은 수준이라는 점은 지난 11월분 성명과 같으나 유가와 고용 상황에 대한표현이 그 때보다 `완만하나마 개선'됐다는 것이다.
CNN 머니는 "이전의 에너지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생산이 소폭 증가했으며 노동시장도 계속 단계적으로 호전되고 있다"는 부분을 주목하면서 여기서 "이전의"와"단계적"이란 표현이 추가됐다고 지적했다. 이들 표현은 FRB가 금리 인상폭을 확대할필요가 없음을 보여준다는 얘기다.
맥심 그룹의 배리 리톨츠 수석시장분석가는 CNN 머니에 "내년의 첫 FOMC 회의가열리는 2월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다"면서 따라서 "FRB가 그동안 경기 추이를 여유있게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코노미닷컴의 마크 잔디 수석애널리스트도 CNN 머니에 "FRB가 단기 금리를 상향조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기지(주택담보대출)와 회사채 금리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장기채권 금리는 지난 6월 이후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채권시장이 FRB의 통화 정책을 신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따라서 "FRB가 금리 정책에서 여전히 여유가 있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한편 월가 전문가들은 FRB가 통화정책 투명성 제고를 향한 또다른 노력으로 FOMC 회의록 공개를 앞당기기로 결정했음을 주목했다. 즉 그동안은 회의가 끝난 후 통상 5-7주 후 회의록을 공개했으나 이를 3주 후로 대폭 앞당겼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에 대해 FOMC 회의록을 앞당겨 공개하는 것이 FRB 금리 정책에 대한 시장의 혼란을 줄이는 효과적인 방안이라는데 의견이 모아졌다면서 이번회동부터 적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이번 회동의 회의록은 내년의 첫 FOMC 회의가 열리기 전인 1월 4일 공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