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포럼] 인터넷 생명보험의 미래

이학상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대표이사


1950년 생명보험협회가 설립된 후 국내 생명보험 시장이 어느덧 64주년을 맞았다. 우리나라 생명보험 시장의 연간 수입보험료는 2012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기준 115조3,000여억원으로 세계 8위 규모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 같은 외형적 성장과 달리 국내 생명보험 시장은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소비자 입맛 맞게 구성 보완재 역할


국내 생명보험사들은 최근 인터넷 기반의 생명보험 시장을 돌파구로 모색하고 있다. 투자 이익 감소가 불가피해지면서 통제 가능한 영역인 상품 및 채널 전략의 효율화를 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대면채널 기반의 전통 생명보험 시장보다 저렴한 인터넷 기반의 비대면채널이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받는 것이다.

마침 2040세대를 중심으로 한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인해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고 유사한 상품과 비교하고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상품을 직접 선택, 가입, 유지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게 됐다.

기존 생명보험사들이 계약 유지율이나 성장률, 시장 점유율에 초점을 맞춰 소비자들로부터 신뢰와 만족도에서 낮은 평가를 받고 있는 현 상황에서 소비자 권익을 증대하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를 변화하고자 하는 금융당국의 의지 또한 시장 변화의 좋은 흐름으로 작용한다.


저성장에 따른 경제 불황 장기화로 가처분소득이 줄어든 것도 한몫했다. 따라서 인터넷 생명보험사들은 기존 전통 채널이 갖지 못한 가치와 철학, 그리고 소비자 지향적 상품 판매 특징을 필수로 갖춰야 한다. 다만 인터넷 생명보험은 복잡한 상품 구조를 갖기 어렵다는 한계로 인해 기존 생명보험 상품의 대체재라기보다는 보완재 역할에 충실함으로써 국내 생명보험산업의 성장·발전에 알토란 같은 역할을 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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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인터넷상의 보험설계사'로서 금리 변동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적립금과 이에 대해 현재 예상되는 미래가치를 실시간으로 투명하게 제공하는 등 소비자가 원하는 정보를 과감하게 공개함으로써 신뢰를 쌓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고객 지향적인 보험료 책정이 핵심이다. 기존 대면채널 상품의 보험료에는 전문적인 컨설팅이나 재무 설계를 비롯한 각종 서비스 유지에 대한 수수료가 반영된다. 이는 전문 설계사의 인건비를 고려한 정당한 비용임에 분명하다.

합리적 보험료 책정이 성패 좌우

하지만 인터넷 생명보험은 인터넷상의 전문 컨설팅 서비스를 고객 스스로 찾아서 이용해야 하기에 그 '수고'를 '합리적인 보험료'라는 혜택으로 되돌려줘야 한다.

잭 웰치 전 GE 회장은 "외부의 변화가 내부의 변화보다 크다면 끝이 다가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부의 변화를 미리 감지하고 이보다 더 큰 내부의 변화와 혁신을 이루지 못하면 조직은 생존할 수 없다는 얘기다.

지속적인 경기 둔화와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의 해일(海溢) 앞에서 국내 생명보험산업은 인터넷 생명보험이라는 방파제를 통해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고 국내 생명보험 시장의 제2의 도약을 견인하는 변화와 혁신의 촉매제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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