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조림학계 '거목' 임경빈 서울대 명예교수 별세

한국 조림학계의 `거목' 임경빈 서울대 명예교수가 24일 오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2세. 1944년 수원농림전문학교를 졸업한 고인은 미국 미네소타대를 거쳐 1964년 서울대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받아 1954년부터 1982년까지 서울대 농대 교수로 재직했다. 고인은 70년대부터 임학계 원로 고 현신규 박사와 함께 육종연구소에서 소나무를 연구하면서 나무의 좋은 종자를 채집해 전국에 심는 조림사업에 참여했다. 1981년부터는 육종연구소에서 우량 숲을 찾아내 좋은 종자를 골라 전국에 심는소나무 조림사업을 총괄했으며 고인이 주도한 조림사업은 국립산림과학원이 이어받아 당시 심은 나무의 생장에 대한 연구가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다. 고인은 또 1992년부터 6년간 `아카시아연구회' 초대회장을 역임하는 등 아카시아 연구에도 매진했다. 아카시아는 일반인들에게는 쓸모없는 나무로 알려져 있었으나 학계에서는 `효자나무'로 꼽혀 왔다. 구한말 일제가 비료로 쓰는 비료목으로 전국에 심었던 아카시아는 어디를 잘라도 금방 새순이 돋아 당시 서민들에게 땔감으로 유용하게 쓰였으며 단백질을 많이함유한 잎은 토끼나 염소의 사료로 활용됐다. 또 아카시아 꽃이 피면 그 향이 진해 꿀벌이 아카시아꿀만 채집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아카시아꿀의 순도는 세계 최고수준을 자랑해 왔다. 고인은 나무와 관련된 저서도 많이 남겼다. 나무와 숲에 대해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필체의 `나무백과'는 나무와숲, 역사에 대한 이야기로 국내 산림문학의 효시로 꼽힌다. 고인은 70년대 초반 이래 30여년 간 모두 6권의 나무백과를 펴내기도 했다. 고인이 집필한 `임학개론'은 그간 외국서적 번역본을 교재로 사용했던 임학계에서 `조림학본론', `조림학원론'과 함께 지금도 교재로 사용되고 있다. 평소 연구와 글쓰기를 좋아했던 고인은 원광대 교수직을 끝으로 정년퇴임한 뒤에는 학회나 연구소 등 공직에서 물러난 채 최근까지 집필에 몰두해 왔다. 유족으로는 부인 은금순(63)씨와 2남 1녀.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됐으며장례는 26일 오전 9시 치러진다. ☎(02)3410-6976 (서울=연합뉴스) 김병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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