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현대가(家)가 외국인의 지분 매입으로 M&A(인수ㆍ합병)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 돕기에 나서면서 범 현대주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14일 거래소시장에서는 현대엘리베이터가 6일째, 현대오토넷과 현대상선이 이틀 연속 가격제한 폭까지 치솟았다. 또 현대증권ㆍ현대모비스ㆍ현대산업개발 등도 5~7% 오르는 강세를 보였다.
외국인들은 이날도 삼성증권 창구 등을 통해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3만3,000여주(9억7,000만원)어치를 사들여 지난 8일 이후 5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 지분은 11.81%로 높아졌다. 현대엘리베이터를 집중 매수하고 있는 외국인들은 미국계 대형 뮤추얼펀드 등 6~7개 펀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지난 12일 45만주 이상을 사들인 대형 펀드는 다음주 중 금융감독원에 5% 지분변동 신고를 할 예정이어서, 곧 구체적인 실체가 드러날 전망이다. 상장주식을 5% 이상 매입할 경우 결제 후 5일 안에 금감원에 신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범 현대기업들이 지난 13일 현대엘리베이터 자사주를 매입, 외국인과 지분경쟁이 펼쳐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현대주가 외국인은 물론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엘리베이터가 지분을 가지고 있는 현대상선 등이 직접 영향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동명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가는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우 전일 43만주의 자사주를 우호지분에 넘겼다는 소식에 시장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적대적 M&A인지 회사측에 높은 가격에 되 사주길 요구하는 그린메일인지 정확한 매집 이유가 확인되지 않은 시점에서 회사측이 M&A에 대해 적극적인 방어에 나선 것이 오히려 매수세를 부추겼다는 설명이다. 즉,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우 금융감독원 5% 지분율 취득 신고에서 그 실체가 확인될 때까지는 M&A를 재료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은 반면 현대오토넷의 경우 곧 주가가 꺾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보통 M&A를 재료로 주가가 강세를 보이던 종목의 경우 M&A발표 시점을 기점으로 주가가 꺾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