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연례행사 수재, 책임 물어야

예보가 있었는데도 대비가 허술하고 뒤늦게 허둥대는 바람에 인명과 재산피해는 더욱 커지고 있다. 더욱이 믿었던 군부대마저 산사태가 덮쳐 아까운 젊은 군인들의 목숨을 잃었다.똑 같은 지역에서 똑 같은 수재를 거듭 당하게 된데 대해 아연하지 않을 수 없다. 말문이 막히고 울분히 치솟는다. 수재가 날 때마다 정부와 지자체는 다시는 같은 수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만반의 대책을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에 그랬고 전해도 그랬다. 수재백서까지 내놓으며 근본대책을 다짐했다. 그러나 그 약속은 그 때뿐이었다. 같은 곳에서, 지난해 끊겼던 댐이 다시 무너지고 그 다리,그 집이 다시 떠내려 갔다. 선진국의 문턱에 왔다는 나라에서 있어서는 안될 일이 해마다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다. 동일한 장소에서 동일한 피해가 반복되다니 후진국에서나 있을 법한 것이며 후진국이 아니면 정부와 지자체의 직무유기라 하지않을 수 없다. 이번에야 말로 책임을 따지고 물어야 마땅하다. 이번 수재를 천재(天災)나 예산타령으로 돌릴 일이 결코 아니다. 천재라고 하기에는 대비가 없었던 증거가 뚜렷하다. 지난해의 아픈 경험이 있고 시간도 충분했을 뿐아니라 예보까지 있었다. 연이은 재해 반복을 천재라고 할 수는 없다.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도 변명에 불과하다. 정부나 지자체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책임이 있다. 그렇다면 투자우선 순위를 재난 예방에 두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고 엉뚱한 분야에 세금을 쏟아붓고 방제대책은 외면했던 결과가 지금 엄청난 피해로 나타난 것이다. 이제 정부와 지자체가 할 일은 단기적으로 추가적인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아직도 비는 내리고 있다. 이미 발생한 피해 복구에 최선을 다하면서 더 이상의 피해가 나지 않도록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야 한다. 그 다음 장기적으로 수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항구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똑 같은 재난의 되풀이는 국가적인 수치이고 정부의 직무유기이며 공기능의 포기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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