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휘발유 값 3,000원' 현실화 논란

이란 제재 본격화 될 경우 유가는…<br>이란 금수 조치땐 국제유가 100弗 돌파<br>하반기 물가·경기에 심각한 영향 줄 우려<br>美도 이란 석유수출 통제 가능성은 적어<br>"일시적 상승…80弗수준 유지할것" 주장도



이란 제재 논의가 가속화되면서 휘발유 가격 상승에 대한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본격적으로 제재가 시작되면 원유수입 중단으로 휘발유값이 3,000원으로 치솟을 것이란 전망까지 제기되면서 현실화 여부에 대한 논란도 뜨겁다.

22일 한국석유공사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배럴당 70~80달러대를 유지하던 국제유가가 미국의 이란 제재 여파로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이 대두되고 있다. 이로 인해 현재 리터당 1,700~1,800원대인 휘발유 가격이 3,000원까지 상승한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달 600원대 후반이었던 정유사 평균 휘발유 공급가격(원/리터)은 8월 들어 712원(첫째 주), 732원(둘째 주) 등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가 이란으로부터 들여오는 원유는 전체 수입량의 약 10%로 전체 수입 국가 중 4번째다. SK에너지는 전체 원유 수입량의 10%, 하루 평균 8만배럴을, 현대오일뱅크는 연간 원유 수입량의 20%, 하루 평균 7만배럴을 이란에서 들여온다.

아직은 이란산 원유도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면서 금융거래만 막혀 있지만 향후 원유도입 중단이 현실화되고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원유 수급에 어려움이 발생해 가격급등이 우려된다. 이는 곧 휘발유 가격 폭등으로 이어져 하반기 물가와 경기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LG경제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경제 제재와 중동지역의 정치 불안 등으로 국제유가가 급상승해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한 관계자도 "이란이 원유 금수 조치를 내리게 되면 주요 석유 소비국들이 현물시장에 몰릴 가능성이 커 국제유가가 뛸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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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유가 상승이 일시적인 것에 그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원유 수입 업체들이 스폿(단기)시장 거래 비중을 늘리고 대체 물량을 구함으로써 단기적으로 원유 공급가격이 올라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휘발유값이 3,000원까지 치솟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현대경제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다른 산유국들이 증산에 나서더라도 1~2개월이 걸리므로 일시적인 유가 상승은 불가피하다"며 "관련 기업들이 긴급구매 등을 통해 수입선 다양화를 시도해 휘발유 가격 급등은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이 이란의 석유 수출을 통제하거나 이란이 수출 중단을 선언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석유공사의 한 관계자는 "미국도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상황을 바라지 않으므로 최소한 이란의 원유 수출은 제재하지 않을 것"이라며 "일시적으로 유가가 상승할 수는 있지만 하반기에는 배럴당 80달러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휘발유 가격이 급등할 경우 석유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비축유를 푸는 방안을 통해 가격 안정을 시도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정유사들이 이란산 원유 도입에 차질을 빚을 경우 즉각적인 대체 물량 확보가 어려울 수 있어 석유공사 비축유 방출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석유공사는 90일분의 비축유를 갖고 있으며 민간업체 보유 물량을 합치면 우리나라는 158일분의 비축유를 확보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990년대 걸프만 사태 등 3차례에 걸쳐 비축유를 방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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