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희망전자/“화의수용땐 재도약 문제없다”(부도중기를 살리자)

◎RSC·CDRS 등 첨단레이더 장비 국산화/“기술력 바탕 재기 채무 꼭 변제” 눈시울국내 최초로 레이더영상변환장치를 국산화한 벤처기업 희망전자개발(대표 김태영)이 무리하게 몸집불리기에 나서다 부도를 냈으나 최근 화의를 신청,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79년 설립된 희망전자는 정부에 행정전산망 PC를 납품하며 컴퓨터유통을 겸하고 있다. 특히 90년대들어 레이더영상변환장치(RSC),활주로통제탑감시장치(BRITE), 레이더정보기록영상장치(CDRS)등 레이더관련 첨단 소프트웨어분야를 개척했다. 이중 RSC는 레이더가 함정이나 선박을 추적, 그 속도·방향·거리·각도 등을 정확히 알 수 있는 장치로 날씨에 상관없이 불확실한 작은 물체까지 확대해 볼 수 있고 데이터가 자동저장되는 특징이 있다. 국방부는 외제보다 성능이 우수하면서 가격이 3분의 1에 불과한 점을 높이 사 지난해 동해안잠수함침투사건을 계기로 올해 상당액을 구매, 해안에 배치했다. 희망전자는 또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대만 등이 밀수근절을 위해 RSC 도입을 희망, 수출상담을 적극 펼치고 있었다. 최근에는 교통신호등의 잔여시간을 10초부터 초단위로 표시하는 ETTS교통신호기도 개발, 특허출원하고 상업화에 나섰다. 그러나 희망전자는 컴퓨터핵심부품인 메인보드(Main Board­주기판)를 만들어 내수와 수출을 하던 석정전자를 지난 9월 인수하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게됐다. 석정의 어음을 37억원이나 막는 등 이리 저리 뛰었으나 컴퓨터 경기의 불황에다가 예상치 못한 불량채권이 발생함으로써 자금난에 빠지고 말았다. 이에 따라 내년 3월 코스닥(주식장외시장) 등록을 목표로 일은증권과 지난 8월 실사를 끝내고 파이낸스회사로부터 9월 29일 20억원을 출자형식으로 지원받기로 합의를 봤으나 27일 부도를 내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주거래은행에 수억원에 달하는 적금(꺾기) 해약을 요구했으나 거절되고 말았다. 또 연초 조달청과 체결한 컴퓨터주기판 27억원어치 공급계약이 계속 지연돼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게 되었다. 현재 희망전자는 종업원 1백36명에 자본금이 17억2천3백만원, 매출규모는 지난 상반기 2백50억원이며 올해 총 5백억원이 예상되고 있다. 부채는 발행어음 1백35억원 등 2백30억원선이며 자산은 무형재산인 소프트웨어 포함 2백2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희망전자는 지난 15일 서울지법민사50부에 화의를 신청,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 다행히 싱가포르의 멀티그룹 트라이텍 등 주요 채권자들이 화의에 동의할뜻을 보이고 있어 회생의 기운이 감돌고 있다. 희망전자 김태영 사장(55)은 『벤처1세대로 소프트웨어개발에 매진, RSC등을 개발, 국방에 일조한다는 자긍심을 갖고 있다』며 『화의가 이뤄지면 기술력을 바탕으로 충분히 채무변제는 물론 재도약할 수 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고광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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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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