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바다를 잡아라] "양보다 질" 고부가화로 승부

기술.가격 경쟁력 바탕 2년이상 수주잔량 확보"양보다 질이다. 고부가가화로 승부하라." 국내 조선업계가 그동안 대량수주 중심에서 고수익 선박수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는 현재 세계적인 시황침체 기미에도 불구하고 평균 2년~2년6개월의 안정적인 수주잔량을 확보하며, 세계 1위 조선국으로서 흔들리지 않는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조선이 이렇게 호황을 누리는 배경은 기술과 가격경쟁력에 있다. 조선강국으로서 높은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후 환율급등에 따른 가격경쟁력이 보태지면서 실질적으로 경쟁상대가 없는 상태다. 하지만 테러와의 전쟁 이후 시황하락 추세에 따른 발주량 감소와 단가하락, 유럽연합(EU)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추진 등 넘어야할 악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LNG(액화천연가스)선이나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품목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한편 생산성 향상에 만전을 기한다는 전략이다. ◆ 올해 현황 및 내년 전망은 조선업계는 99년에 이어 지난해도 세계 선박수주 1위를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해 사상 최고치의 수주실적을 바탕으로 수주량을 조절하며 고부가치화를 추진해 왔다. 실제 LNG선의 경우 올들어 지난 9월까지 전세계적으로 25척의 선박이 발주됐으며, 이 가운데 70%가 넘는 18척을 대우조선 등 국내업체들이 따낸 것으로 집계됐다. 부가가치가 높은 해양플랜트 수주도 크게 늘었으며, 초대형 유조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수주도 활기를 띠었다. 수주금액면에서도 10월말까지 총 94억7,000만달러를 기록, 일본의 89억9,000만달러보다 4억달러 가량 앞섰다. 업계는 최근 시황침체에 따른 수주량 감소와 가격하락이 우려되고 있어 안정적인 일감 확보를 기반으로 수주량을 조정하면서 고부가가치선 위주로 경영전략을 짜고 있다. 이를 통해 수익성을 제고하고 유럽연합(EU)이 강도 높게 제기하는 덤핑 주장에 대해서도 효과적으로 대처한다는 복안이다. 업계는 대체로 내년 하반기부터나 조선시황이 전반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범용 컨테이너선은 위축되겠지만 고부가선인 LNG선 시황이 올해에 이어 밝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2010년까지 100여척 규모의 발주를 기대하고 있다. 유조선의 경우 노후선의 대체로 중형선 위주로 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심해유전개발에 대한 세계적인 오일메이저의 투자가 증가, 해양개발 관련 선박과 부유식 해양 개발설비가 향후 10년간 무려 70척 이상이나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고부가 선박으로 승부한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계열사 지분법 평가손으로 인한 손실분을 털어내고 연말 계열분리를 통해 새로운 클린그룹으로 거듭난다. 특히 주력사업으로 특수선박ㆍ부유식원유저장운반선(FPSO)ㆍ중형엔진ㆍ로봇ㆍ해수 담수화설비 등 고부가가치 분야 15개를 선정해 놓고 있다. 체제개선사업으로는 자동화설비ㆍ회전기ㆍ운반하역설비ㆍ환경설비 등 12개 사업을, 분사추진사업으로 냉열기 등 중소기업형 제품들을 선정해 집중 추진할 방침이다. 대우조선은 지난 8월 대우 12개 계열사 가운데 처음으로 워크아웃을 졸업, 해외 신인도를 높이면서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 제품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LNG선과 FPSO 등 부유식 해양설비, 초대형 유조선 등 3가지 고부가 품목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LNG선의 경우 지난해 6척 수주에 이어 올해는 10척이나 확보했고, FPU도 최근 대량 수주했다. 런던ㆍ홍콩ㆍ도쿄 등 해외 기업설명회(IR)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삼성중공업은 올들어 연초 목표치에 근접하는 24억달러어치를 수주하며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고, 경영실적도 3분기까지 순이익만 656억원을 달성했다. 내년에는 고부가가치품목인 LNG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해양플랜트의 비중을 크게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자동화율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전력 투구하고 도크에서 배를 진수하는 횟수를 연간 10회전까지 올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원가절감만 1,000억원이 기대된다. 한진중공업은 안정적인 수익확보를 위한 내실경영에 주안점을 두기로 했다. 특히 원가절감, 시설투자 조정, 공사수금 조건 개선, 장기 미수금 조기 회수, 재고 축소 등으로 현금흐름 개선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아울러 품목도 컨테이너선 위주에서 LNG선과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분야로 비중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미포조선은 케이블 부설선 등 특수선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아 유수 조선신문인 영국 로이드 리스트로부터 '세계최고의 조선소'로 선정됐다. 지난 96년부터 기존의 조선 수리사업을 축소하고 신조선 사업을 적극 전개, 올해 매출 1조원 돌파를 예상하고 있다. 특히 내년에는 40만톤 규모의 도크 1기를 추가로 신조선 사업으로 전환해 32척의 선박을 건조할 계획이어서 매출이 급증할 전망이다. 고광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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