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5년 백제의 한성 함락 후 서울 지역은 고구려의 영역 아래로 들어갔다. 고구려는 551년 백제에 다시 빼앗길 때까지 76년 동안 이 지역을 유지했다. 옛 한성백제의 수도이자 교통의 요지, 그리고 기름진 평야를 가진 서울의 지정학적 위치를 고구려도 주목했다. 한강유역에 집중적으로 병력을 배치한 이유다. 이때 출현한 것이 방어요새인 '보루(堡壘)'다. 보루는 성(城)보다는 소규모 시설로 고구려는 아차산을 중심으로 용마산ㆍ망우산ㆍ한강변에 이런 보루 20여곳을 쌓았다. 한 곳에는 50~100명이, 전체적으로 1,000~2,000명의 병력이 상주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구려는 이를 통해 백제의 북상을 막은 것과 함께 한강의 물길을 통제하고 서울 지역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했다.
사진에 보이는 보루는 '아차산 4보루'로 남북으로 뻗은 아차산 능선의 북단 해발 285m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500년께 만들어졌고 약 100명이 주둔했다. 1997년부터 발굴조사를 시작했다. 조사 후 흙을 다시 메우고 복원해 현재처럼 유지하고 있다. 사진은 서쪽 용마산 정상에서 찍었는데 건너편에 보이는 도시는 구리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