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참된 선진화의 길/이강두 신한국당 의원(로터리)

우리가 세계화니 선진화니 할 때 우리나라를 선진국처럼 잘 사는 나라로 만들자는 뜻이 담겨있다. 그들이 누리고 있는 자유와 풍요,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들이 잘 사는 사회, 약한 사람들을 동정하고 더불어 같이 사는 사회, 국민을 안심시키고 평화를 유지하는 국방력 등등 우리가 목표로 삼고 있는 온갖 것들을 이미 달성하고 인간다운 삶의 질을 향유하고 있는 사회가 선진국이다. 우리가 부러워하고 있고 반드시 따라잡아야 하는 것이 선진국이다.그래서 어떤 정책이나 제도를 논의할 때 선진국의 예를 많이 들고 그것을 모방하거나 참고하기도 한다. 우리 지식인들 중에 외국에서 공부한 사람들이 많아 더욱 이러한 경향이 있다. 이런 경향은 국가발전에 크게 도움이 되는 좋은 일이다. 선진국에서 이미 실시하여 실험을 거친 좋은 정책을 도입하거나 참고하는 것은 선진화의 기간을 단축하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의 경제성장과 민주화도 이러한 방법으로 이룩했다. 그렇다고 해서 선진국에서 시행하는 모든 정책과 제도가 다 옳은 것은 아니다. 일본이 부흥했다고 해서 일본 사람들이 하는 것이 다 옳은 것은 아니며 스위스 사람들이 잘 산다고 해서 스위스의 제도가 다 좋은 것은 아니다. 그들도 과거에 우리와 비슷한 과정을 거쳤고 지금도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선국의 예를 논의할 때 사안별로 면밀히 검토하여 취사선택해야 한다. 「때문에」 선진국이 되었는지, 「불구하고」 선진국이 되었는지 식별해야 된다는 것이다. 선진국의 것이라면 무조건 금과옥조처럼 신봉하는 우리의 자세는 고쳐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최근 하버드대학 제프리 삭스 교수의 논평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계경제, 특히 동구권 경제에 대한 탁월한 식견으로 유명한 그는 지난 1월18일자 파이낸셜 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 노동법 개정조항을 자기들의 뜻대로 고치라고 하는 것은 분수에 넘치는 짓이라고 나무라고 있다. 하버드대학 교수의 말이라고 다 옳은 것은 아니지만 그가 말한 아래와 같은 요지의 이야기는 꼭 귀담아 들어야 하지 않을까. 「실업률을 3% 이내로 유지하고 있는 한국과는 반대로 실업률이 10% 이상이며 노동정책을 잘못 써서 노동의 국제경쟁력을 잃어버린 OECD 유럽 회원국들은 한국에 간섭할 자격이 없다. 경제사정이 어려울 때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게 한 한국정부의 조치는 무한경쟁의 세계경제환경에 적절히 대응한 것이며 유럽국가들이 오히려 본받아야 한다. 또 복수노조허용을 몇년간 유예한 것도 예상되는 부작용을 생각하면 이해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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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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