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수치 여사가 대통령이 되려고 과거 자신을 탄압했던 군부와 협력하고 있다”며 “대중의 눈에 미얀마의 빛나는 스타가 광채를 잃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화 운동 등으로 가택연금을 당한 수치 여사는 지난해 보궐선거를 통해 의회에 들어갔다. 미얀마 국민들은 수치 여사가 정치인으로서도 인권 보호에 앞장서는 지도자가 되기를 기대했지만 정치인으로 변신한 수치 여사는 대통령이 되기 위한 길을 만들려 애쓰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수치 여사에 대한 대표적인 비난은 군부의 소수 민족 탄압에 침묵한다는 것. 미얀마 군부는 자치독립을 요구하는 북부 카친족 등에 유혈 진압을 했지만 수치 여사는 아무런 얘기도 하지 않았다. 미얀마 전문가인 조지프 실버스타인 미국 럿거스대학 명예교수는 “외부 세계에 수치 여사는 이전과 달라지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최근 수치가 과거의 그다운 말을 한 것을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옛날의 수치라면 군부를 비판했겠지만 지금은 어느 편도 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치 여사가 이처럼 군부와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대통령이 되려는 계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수치 여사가 헌법을 고쳐 대통령이 되는 걸림돌을 없애려고 군부에 구애하고 있다”고 미얀마 야당의 고위 인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수치 여사는 현행 헌법상 국가수반이 될 수 없다. 헌법에 따르면 외국 국적의 자식이 있는 사람은 대통령과 부통령이 될 수 없다. 영국인과 결혼한 수치 여사의 두 아들은 영국 국적자다. 헌법을 개정하려면 의석 75% 이상의 지지가 필요한데 미얀마 군부는 2008년 만든 헌법에 따라 의석의 25%를 자동으로 확보한다. 이에 따라 군부의 협조 없이는 헌법에 손을 댈 수 없는 상황이다.
수치 여사는 이날 미얀마 최대 야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의장으로 재선됐다.